배당 줄였던 메리츠 3사, 자사주 매입 효과에 신고가 랠리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1.09.0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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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줄였던 메리츠 3사, 자사주 매입 효과에 신고가 랠리


메리츠금융그룹 3사 주가가 지난 한 주간 매섭게 상승했다. 지난 5월 배당 축소 발표 이후 주가가 급락했지만 자사주 매입 효과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다.

3일 메리츠금융지주 (75,000원 ▼1,300 -1.70%)는 전날보다 3.00%(950원) 오른 3만265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23일 이후 10거래일 연속 상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메리츠화재 (51,600원 ▼2,700 -4.97%)메리츠증권 (6,100원 ▼200 -3.17%)은 각각 1.68%, 2.45% 하락 마감했다. 두 종목 모두 지난 3거래일 연속 오른 이후 최근 상승세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소폭 하락했다. 최근 주가는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화재는 역사상 최고치, 메리츠증권 역시 최근 1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지난달 말 메리츠화재가 올해 3번째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시장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메리츠 3사는 지난 5월 배당성향을 10% 수준으로 맞추겠다고 발표한 이후 주가가 급락했다.



배당성향은 순이익 중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이들은 최근 3년 평균 배당성향이 △메리츠화재 35% △메리츠증권은 38% △메리츠금융지주 66%에 달할 정도로 고배당 기조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배당성향 축소를 통해 메리츠 3사의 핵심 투자 포인트였던 배당주 매력이 사라면서 투자심리가 대폭 악화됐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모두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사측이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주주가치 제고 방안으로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계획까지 내놓지는 않았다는 점에서다. 결국 3사 모두 공시 이후 하루 만에 주가가 15% 가까이 급락했다.


하지만 메리츠3사는 최근 본격적인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주가도 순항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은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를 줄여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를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주주환원 정책 중 하나로 꼽힌다.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31일 900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공시했다. 이는 올해 들어 벌써 3번째로, 연간 자사주 매입 규모는 약 2100억원에 달한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메리츠화재의 별도 순이익은 5171억원으로 추정된다. 결국 자사주 매입 금액이 연간 순이익의 약 41%, 여기에 배당성향 10%까지 더하면 주주환원율은 51%에 달한다. 그동안의 평균 배당성향도 뛰어넘는 수준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차 자사주 취득까지 반영하면 메리츠화재의 유통주식비율이 34%에 불과해 3차 자사주 취득 과정에서 강한 수급 효과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앞서 메리츠증권이 총 2000억원, 메리츠금융지주가 총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방침을 나눠 밝힌 바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의 자사주 소각과 배당 전망치를 합한 주주환원율은 37%(보통주 기준)로 지난해 보통주 배당성향 35.8%와 유사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메리츠 3사가 자사주 매입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가도 빠르게 반응했다. 배당 축소 공시 이후 주가가 폭락했던 5월 17일 이후 메리츠금융지주의 주가 상승률은 97.3%로 약 2배 수준이다.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 역시 각각 65.9%와 32.5%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1%)을 크게 앞선다. 현재 3사의 시가총액 합은 11조6852억원으로 당시보다 약 4조5000억원 증가했다.

메리츠3사가 잇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그동안 불거졌던 주주환원 정책의 불확실성은 대부분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자사주 매입은 주주 입장에서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은 영업 특성상 지속적으로 자본이 필요하고 자사주 매입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제시되지 않았다"며 "자본정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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