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대한민국과 이라크 경기 도중 파울루 벤투 감독이 답답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스1
파울루 벤투(52·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A조 1차전에서 이라크와 0-0으로 비겼다. 최종예선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고 카타르를 향한 여정을 힘차게 시작하려던 벤투호의 계획은 첫 경기부터 수포로 돌아갔다.
공격 해법을 찾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날 이라크는 거칠게 한국을 압박했고, 두텁게 수비벽을 쌓았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전술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었다. 그러나 벤투호는 여전히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전방보단 2선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았던 손흥민은 이렇다 할 슈팅 기회를 잡지 못했고, 원톱 황의조(29·보르도)마저 침묵했다. 나름 깜짝 카드로 내세운 송민규(22·전북현대)의 존재감도 미미했다.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대한민국과 이라크전이 답답하게 흐르자 손흥민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스1
그렇다고 경기 전부터 우려되던 '침대축구'에 시달린 것도 아니었다. 이날 이라크의 경기 운영방식도 침대축구와는 거리가 있었다. 종종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선수가 나와 시간이 지연되는 장면들도 있었지만, 지난 6월 벤투 감독이 물병을 걷어찼던 레바논전처럼 악의가 담긴 지연 행위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경기 막판 시간 지연을 이유로 경고가 나온 건 전 세계 어느 리그에서든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기도 했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를 통해 "핑계겠지만 계속 시간을 끄는 건 너무나도 안타까운 부분"이라던 손흥민의 일침은 이날 벤투호 스스로의 경기력, 그리고 침대축구와는 거리가 멀었던 이라크의 경기 운영과 맞물려 설득력이 다소 떨어졌다. 대신 그가 전제로 언급했던 "저희가 잘못해서 골을 못 넣은 것"이라는 자책이 차라리 더 와닿았다. "위험한 상황은 2~3차례 뿐이었다. 강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했다"는 딕 아드보카트(74·네덜란드) 이라크 감독의 평가도 이날 벤투호의 처참한 경기력을 고스란히 대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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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벤투호는 전열을 재정비한 뒤 오는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레바논과 예선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벤투 감독은 "최대한 회복하며 오늘 경기를 분석하고, 2차 예선에서 만났던 팀인 만큼 더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