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아직도 매장에서 사?" 삼성이 무신사 손잡는 이유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1.09.03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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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신개념 조리기기 '비스포크 큐커' 출시를 기념해 지난 8월 2~6일 삼성닷컴에서 라이브커머스 '비스포크 큐커 위크'를 진행했다. 총 5회에 걸쳐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제품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비스포크 큐커 위크는 누적 시청자 수가 56만5000명을 기록했다.  개그맨 부부 홍윤화, 김민기와 삼성전자 직원이 신개념 조리기기 '비스포크 큐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는 신개념 조리기기 '비스포크 큐커' 출시를 기념해 지난 8월 2~6일 삼성닷컴에서 라이브커머스 '비스포크 큐커 위크'를 진행했다. 총 5회에 걸쳐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제품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비스포크 큐커 위크는 누적 시청자 수가 56만5000명을 기록했다. 개그맨 부부 홍윤화, 김민기와 삼성전자 직원이 신개념 조리기기 '비스포크 큐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결혼 27년차 주부 김양혜씨(55·가명·서울 동작구)는 지난 6월 냉장고를 사려다 친구 모임에서 한소리를 들었다. 가전매장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 놀랐다는 말에 "왜 매장에서 사냐"는 꾸지람 섞인 조언이 돌아온 것.

김씨는 '매장에선 실물 확인, 주문은 소셜커머스에서'가 대세라는 말을 따라 자녀들에게 부탁해 온라인 결제를 했다. 수백만원대 가전제품을 인터넷에서 산다는 게 선뜻 내키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계획했던 예산보다 30만원 정도를 아꼈다.



김씨는 "결혼한 지 30년이 돼가니 가전을 하나씩 바꾸게 되는데 여전히 온라인 쇼핑은 어렵지만 공부를 좀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내 가전시장에서 온라인 매출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와 '집콕' 생활로 가전제품 구매가 늘어난 것과 맞물려 소셜커머스가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을 넘보는 판매 채널로 성장했다.



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가전시장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5%가량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초 코로나19 사태 직후 2분기부터 이른바 '집콕 수요'와 펜트업(억눌린 수요가 튀어오르는 현상) 효과를 바탕으로 시작된 시장 성장세가 올 상반기에도 유지됐다는 분석이다.

시장 성장세는 온라인 채널이 이끌었다. 온라인 채널에서 가전제품 판매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9% 늘었다. 지난해에는 온·오프라인 매출이 모두 늘었던 것과 달리 올 상반기 오프라인 채널 매출은 지난해보다 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제품 전체 시장에서 오프라인 채널의 판매 비중도 57%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채널 비중은 43%로 지난해보다 6%포인트 올랐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1년 이상 이어지면서 단발성이었던 온라인 구매가 꾸준히 확대된 데다 소형가전뿐 아니라 대형가전도 온라인 구매 편의성이 높아지면서 온라인 비중이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본다. 에어컨 등의 판매가 집중되는 2분기 들어 오프라인 판매 감소가 두드러진 것도 이런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오프라인 매장 중에서는 백화점 매출만 7% 늘고 가전전문점과 대형마트 매출은 각각 5%, 6% 줄었다.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가전업계도 소셜커머스와의 협업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쿠팡, 11번가, G마켓, 네이버쇼핑 등 종합 온라인 쇼핑몰뿐 아니라 젊은 층에 인기가 많은 온라인 패션몰 '무신사'나 생활 편집숍 '29CM', 인터리어 앱 '오늘의집'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 가전을 쉽게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출시한 밀키트 조리기기 '비스포크 큐커' 판매전략으로 8개 식품사 직영몰과 손잡고 약정 기간에 식료품을 매달 일정 금액 이상 삼성카드로 구매하면 비스포크 큐커를 대폭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마이큐커플랜' 혜택을 제공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제품 출시 이후 마이큐커플랜을 이용한 판매가 전체 물량의 80%에 달한다.

LG전자도 지난 7월 출시한 27인치 무선 프라이빗 스크린 'LG 스탠바이미'를 무신사·29CM·오늘의집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예약 판매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구매를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젊은 층 사이에서는 선호하는 온라인 플랫폼도 생겨나면서 온라인 마케팅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며 "온라인 시장이 오프라인 시장을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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