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석 모인 대표 인터뷰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서일석 모인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은행 간 해외송금은 구조적으로 중간에 거쳐야 할 과정이 많아 곳곳에서 비용이 발생한다"며 "모인은 이런 유통과정을 줄여 수수료를 낮췄다"고 말했다.
영미권에서는 일찍부터 모인 같은 핀테크 기업의 해외송금을 허용했다. 우리나라에서 핀테크 기업의 해외송금이 허용된 것은 2017년. 정부는 외국환거래법 개정에 따라 요건을 충족한 민간 기업에도 해외송금업 라이선스를 발급했고 모인 등 해외송금 전문 핀테크 기업이 탄생했다.
유학시절 경험한 불편이 창업으로…규제에 기술 막히기도
모인의 창업은 서 대표의 경험에서 시작됐다. 삼성전자 연구개발직과 소프트뱅크벤처스 심사역을 거친 후 창업을 고민하던 서 대표는 우연히 유학 중인 지인들의 고충을 듣게 됐다. 해외송금이 수수료가 비싸고 느리다는 내용이었다. 서 대표는 "10여년 카이스트 졸업 후 미국에서 유학하던 시절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었다"며 "10년이면 ICT기술은 수십번도 혁신을 했을텐데 자본·인재가 넘치는 금융시장에 아직까지 변화가 없었다는 걸 듣고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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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이 시작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당초 모인은 송금 알고리즘으로 금융전용 암호화폐를 활용하려 했다. 이를 위해 미국 등 해외의 스타트업들과도 기술을 협의했다. 그러나 그 사이 암호화폐 투기열풍이 불면서 암호화폐 활용이 금지됐고 2019년 규제샌드박스를 통한 허용이 논의됐으나 이마저도 2년6개월째 결론이 나지 않았다. 그 사이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 해외기업만 암호화폐를 통한 송금서비스를 진행하게 됐다.
서 대표는 "금융권 전용 암호화폐를 사용하면 비용은 더 줄고 안전성은 더욱 강력해진다. 일반 개인이 투기수단으로 쓸 수 없는 것은 물론이다"라며 "어쩔 수 없이 현재는 사용하지 못하고 있지만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다. 언젠간 규제가 완화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B2B영역 강화…아시아의 페이팔 되겠다"
서일석 모인 대표 인터뷰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서 대표는 해외시장 공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미 싱가포르, 일본, 미국에 법인을 설립한 상태다. 핵심기술인 송금 알고리즘이 모든 국가에서 동일하게 사용될 수 있는 만큼 해외진출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서 대표는 "아시아의 핀테크·금융서비스는 아직 유럽이나 미국만큼 발전하지 못했다"며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시장을 가속화해 '아시아의 페이팔' 같은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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