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조 몰린 ETF, 국내보다 해외 ETF '줍줍'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21.09.03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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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조 몰린 ETF, 국내보다 해외 ETF '줍줍'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50조원 규모로 성장한 가운데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ETF로의 자금 유입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큰 이유다.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해외 ETF를 선보인 점도 영향을 미친다.



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와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내에 상장된 주식형 ETF의 순자산 총액은 50조원을 넘는다. 2017년 29조원에서 2018년 35조원, 2019년 44조원, 올해 8월 말 51조원으로 해마다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 들어 9조원의 자금이 유입된 주식형 ETF의 성장은 해외 ETF가 이끌었다. 지난해 해외주식 ETF 시장규모는 전체 주식형 ETF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10.8%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 11조2000억원으로 자산규모가 급증하면서 ETF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2%로 확대됐다.



대표지수 또는 업종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아닌 중국 전기차, 글로벌 리튬&2차전지와 같이 '해외 테마형' ETF에 투자하는 상품에 집중적인 순매수세가 나타났다.

자금 유입 상위 10위를 보면 10개 중 6개가 해외주식 ETF다. 1위는 해외 테마형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로 총 1조4590억원이 순유입됐다.
올해 9조 몰린 ETF, 국내보다 해외 ETF '줍줍'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5020억원), 'TIGER 글로벌리튬&2차전지'(4950억원), 'TIGER 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4540억원), 'TIGER 미국S&P500'(3800억원), 'TIGER 차이나항셍테크'(3570억원) 등 해외 업종·테마형 주식 ETF에 자금이 몰렸다.

반면 국내 대표지수(KOSPI200, MSCI KOREA 등)를 추종하는 ETF로는 자금 유출이 일어났다. 자금 유출 상위 ETF 10위를 보면 10개 중 1개를 제외하고 모두 국내주식 ETF에서 이뤄졌다.


' TIGER MSCI Korea TR'에서 1조1520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TIGER 200'(-7630억원), 'KODEX MSCI Korea TR'(-7040억원), 'KODEX 200'(-5890억원), 'KODEX 200TR'(-3740억원) 등에서도 자금 유출 규모가 컸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운용사들이 글로벌 테마형 ETF를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어 당분간 해외 테마형 ETF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정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개인 순매수 상위 ETF 종목은 대부분 해외 주식 ETF, 그중에서도 중국 전기차나 글로벌 리튬&2차전지와 같이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트렌드에 맞춘 친환경·신기술 관련 종목"이라며 "시장 변화에 발맞춰 국내자산운용사들이 해외주식 ETF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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