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멈춘 타이요 유덴 '말레이시아 공장'…협력사에 '2주 일부 중단' 공문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사라와크에 위치한 타이요 유덴 생산기지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달 27일부터 가동을 일부 중단했다. 이 공장에서는 IT(정보통신)용 하이엔드 MLCC를 주로 생산하고 있는데, 업계 총 생산량의 10~20%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MLCC 공급망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현재 발생한 가동 중단에 대해서는 재고로 충당이 가능해 보이지만, 기간이 연장될 경우 글로벌 쇼티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MLCC가 스마트폰과 노트북, 생활가전,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필수 부품인 만큼 제조업 전반의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개 MLCC 생산 업체들은 30~40일 간의 재고를 확보해 두기 때문에 현재 발생한 일본 업체들의 가동 중단이 공급망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거래선 인증을 받으면 다른 생산시설의 재고를 끌어오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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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포넌트 사업부 '수혜' 기대…올해 '최대 영업익' 실적 쓴다업계 일각에서는 일본 기업들의 잇따른 생산기지 문제로 삼성전기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MLCC 시장은 삼성전기와 무라타, 타이요유덴 등 3개사가 80% 가까이 과점한 구조로 돼 있다. 작년 매출 기준으로 무라타가 40% 수준, 삼성전기가 23%, 타이요유덴과 12%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세 업체가 주도하는 하이엔드 시장에서 수급불균형이 심화로 간접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저가나 미드엔드 MLCC 제품의 경우 대만 궈쥐구펀, 왈신 등 업체로 주문이 대체될 수 있으나 하이엔드 제품의 경우 이들 업체를 대신할 기업을 찾기 어려워서다. MLCC가 보통 장기 계약으로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고객사 이동 등 직접적인 반사이익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 등을 만드는 기판 사업부도 고객사의 신모델 출시 효과로 성수기를 맞았고, 모듈 사업부는 영업익이 감소하고 있지만 향후 3개 사업부 모두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판사업에서는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고, 컴포넌트 사업부의 MLCC 역시 수급상황이 빠듯하다"며 "모듈사업부는 고객사의 제품 사양 개선을 통해 성장 발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증권사들(대신증권·IBK투자증권 등)의 최근 보고서를 살펴보면 삼성전기가 올해 1조46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전년(8140억원) 대비 80% 가까이 증가한 규모로, 사상 최대 영업익을 거뒀던 2018년 1조200억원도 상회하는 기록이다.
다만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통화 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 등 불확실성도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필리핀 칼람바에 위치한 생산기지가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는 마닐라와 거리가 멀지 않아 코로나19 확산세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삼성전기는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매일 열 체크를 실시하고 통근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