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5314볼넷도 역대 2위였다. 2016년 5373개가 역대 최다. 지금 상황이면 2021년 역대 최다 볼넷 신기록을 쓴다. 사상 최초로 6000개를 넘기게 된다.
투구추적시스템(PTS)를 통해 매 경기마다 심판 판정에 대한 리포트가 나온다. 핵심은 일관성이다. 들쑥날쑥하면 고과가 깎인다. 심판들이 전반적으로 보수적으로 판정하는 이유다. 그 결과 존이 좁아졌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존 때문에 애를 먹은 것도 국내 존과 달랐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이런 상황인데 리그 출루율은 또 그대로다. 최근 4년을 보면, 2017년 0.353-2018년 0.353-2019년 0.337-2020년 0.349였다. 공인구 교체 첫 시즌인 2019년을 빼면 대체로 비슷했다. 올 시즌은 0.350이다. 지난해와 거의 똑같다. 2020년 대비 볼넷이 급증했는데 출루율이 변화가 없다.
이유는 다른 쪽에 있다. 작년과 비교해 안타가 줄었다. 올 시즌 현재 리그 전체 안타 개수는 8250개다. 풀 시즌으로 계산하면 12611개가 된다. 2020년 13547안타와 비교해 6.9% 정도 빠진다.
선수별로 봐도 차이가 있다. 2019년 3할 타자가 18명이었다. 2020년은 23명이나 나왔다. 올해는 현재까지 딱 10명이다. 0.280 이상으로 범위를 넓혀야 24명이 된다. 리그 평균 타율은 2020년 0.273에서 2021년 0.260으로 하락했다.
세부적으로 비교할 부분이 또 있겠으나 큰 틀에서 봤을 때 볼넷으로 많이 나가는 만큼 범타로 아웃되는 횟수도 늘어난 모양새다. 리그 출루율이 변화가 없는 이유다. 젊은 투수만큼이나 젊은 타자들이 대거 올라온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21시즌은 예년과 차이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 볼넷의 증가만으로도 좋지 않은 평가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공격 지표 상승으로 딱히 이어지지는 않는다. 타고투저 같은데 투고타저인 것 같기도 한 상황이다.
1일 잠실에서 만난 김태형 두산 감독은 "존도 좁아지고 그래서 초반에는 감독들끼리도 이야기를 하곤 했다. 투수들이 힘들다고 봤다. 그런데 올해는 또 생각보다 점수가 많이 나고 그러지는 않더라. 그렇다고 투수들의 공이 썩 좋아졌다는 느낌 또한 없다. 기록으로 보면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의 경우 "구체적으로 설명이 좀 어렵다. 젊은 투수들이 많이 올라온 부분도 있다. 날씨도 들쑥날쑥하다. 몇 주째 그렇다. 감이나 리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타자들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짚었다.
올해만 '특이'한 것일 수도 있다. 선수들이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내년은 다시 양상이 바뀔 수도 있다. 아직 2021시즌은 35% 정도 남았다. 잔여 경기에서 다른 흐름이 나올 수 있을까. 시즌이 끝난 후 2021년이 어떻게 기억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