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에 서울보다 큰 유막이…또 대규모 기름 유출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1.09.01 16:18
글자크기

시리아 화력발전소 연료탱크서 기름유출

시리아 화력발전소 연료탱크의 기름 유출 위성 사진. /사진=CNN 갈무리시리아 화력발전소 연료탱크의 기름 유출 위성 사진. /사진=CNN 갈무리


지중해 인근 시리아의 화력발전소에서 대규모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유출로 서울 면적(605.2㎢)보다 큰 검은 유막이 지중해에 형성돼 심각한 해양오염이 발생한 거란 우려가 크다.

8월 31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시리아 서부 타르투스주 항구도시 바니야스의 한 화력발전소 내 연료탱크에서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CNN은 시리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23일부터 기름이 조금씩 유출되고 있었고, 현재 1만5000t(톤)의 기름이 유출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영국 가디언은 북키프로스 환경국 관계자를 인용해 유출된 기름의 규모가 2만t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시리아 전력장관은 전날 현지 알 와탄(Al-Watan)신문에 실제로 유출된 기름의 양이 2~4t이라고 밝히며 이를 통제할 수 있고,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한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CNN은 바니야스 주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유출된 기름의 양이 생각보다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유출로 지중해에 미국 뉴욕시 면적과 맞먹는 800㎢ 규모의 유막이 형성됐고, 이날 저녁 기준 키프로스 해안에서 7㎞ 떨어진 곳까지 퍼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설명했다. 아울러 바니야스 인근 해안의 많은 부분이 이번 유출로 이미 오염됐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청한 바니야스의 한 주민은 "이미 이곳에서 생계를 꾸리기 어려워졌다. (시리아) 정부는 스펀지와 물 호스만 든 (대응)팀만 보냈을 뿐, 이를 처리할 능력이 없다"며 "스펀지로 바다를 청소할 수 없다"고 도움을 호소했다.

이번 유출 사고로 지중해에서 세 번째 섬이자 아름다운 휴양지로 알려진 키프로스 섬의 환경오염 우려가 커졌다.


키프로스의 어업·해양부는 이날 오전 11시경(미국 동부 표준시 오전 4시) 유출된 기름의 움직임과 기상학 자료를 근거로 향후 "24시간 안에 유막이 키프로스 북부의 아포스톨로스 안드레아스 곶(Apostlos Andreas Cape)에 도달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아포스톨로스 안드레아스 곶은 사고지인 바니야스에서 서쪽으로 130km 떨어진 곳이다.

키프로스 섬은 남과 북으로 나눠 북부 지역은 터키 정부가 남부 지역은 키프로스가 관할하고 있는데, 이번 유출 사고 수습을 위해 양측이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양측은 기름 유출에 따른 피해를 막는 것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했다.

북키프로스 당국인 터키 정부는 유막이 해안에 도달하는 것을 막고자 카르파스 반도에서 400m 떨어진 곳에 임시 장벽을 설치했다. 또 유막 유출 기름 수거를 위해 배 2척을 급파할 예정이다. 푸아트 옥타이 터키 대통령은 "유출 사고가 환경 재앙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중해에는 지난 2월에도 대규모 기름 유출사고가 있었다. 당시 이스라엘 지중해 동부의 한 선박에서 대규모 기름이 유출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레바논 사이에 위치한 이스라엘 지중해 해안 160㎞가 기름띠로 오염됐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