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급 IPO 종목에 쏠렸던 8월 증시…"당분간 영향 지속"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1.09.02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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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에서 투자자들이 투자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에서 투자자들이 투자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대형 IPO(기업공개) 종목의 지수편입 이벤트에 따른 차별화 현상이 지난달부터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등 주요 상장 종목으로 자금이 몰리고 나머지 종목은 소외되는 양상이다. 두 종목의 코스피200 조기편입 시점인 이달 초까지 이런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23,750원 ▲550 +2.37%)는 전날보다 5.84%(4900원) 오른 8만8800원, 크래프톤 (255,500원 ▲2,500 +0.99%)은 3.15%(1만5500원) 오른 50만7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두 종목 모두 이날 코스피 상승률(0.24%)을 크게 앞질렀다. 특히 크래프톤은 다시 공모가(49만8000원)를 상회하면서 종가 기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들은 오는 9일 코스피200 조기 편입을 앞두고 기대감이 유입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코스피200은 신규 상장일부터 15거래일 동안 평균 시가총액이 코스피 50위 안에 속할 경우 조기 편입이 가능하다. 두 종목은 현재 각각 코스피 시가총액 9위와 15위(이상 우선주 제외)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코스피200의 ETF(상장지수펀드)와 인덱스펀드, 이를 벤치마크로 활용하는 주요 기관투자자 자금을 모두 더하면 약 40조원 수준이다. 이중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으로 약 2800억~3500억원이 추가 유입될 전망이다.

대어급 IPO 종목에 쏠렸던 8월 증시…"당분간 영향 지속"
이날 기관투자자들은 크래프톤을 616억원, 카카오뱅크를 162억원 순매수했다. 각각 2위와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지난 한 달간 기관 순매수 순위에서도 크래프톤(6187억원)과 카카오뱅크(4925억원)가 2, 3위를 각각 차지한 바 있다.

특히 연기금에서 두 종목이 1, 2위를 차지하는 등 연기금을 중심으로 기관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모양새다. 다만 이미 지수 편입과 관련한 자금이 어느 정도 유입된 상황이어서 추가 수요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주요 수급 이벤트에 따라 증시가 크게 흔들리는 현상은 지난달부터 지속됐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20일 MSCI 지수 조기편입, 31일 MSCI 지수 분기 리밸런싱 등이 진행됐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지수편입 영향권에 놓인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SK바이오사이언스 (57,500원 ▲800 +1.41%), SK아이이테크놀로지 (60,900원 ▲1,100 +1.84%) 등 대형주 4개 종목의 상승률(시총가중 주가 기준)은 평균 32%에 달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들이 수급 이벤트 영향권에 놓이면서 지난달 코스피200은 보합권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달 말 코스피200은 전월 대비 1%가량 하락 마감했다. 증시 자금이 대형 이벤트에 해당하는 종목으로 대거 쏠리면서 기존 종목이 소외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카카오뱅크(115.1%)와 SK바이오사이언스(83.9%)는 2배에 가까운 상승률을 나타냈다. 크래프톤 역시 상장 초기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기관 자금이 대거 들어오면서 공모가 수준을 회복했다. 반면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지난달 11일 3개월 락업 물량이 나오면서 주가 상승세가 다소 약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향한 수급효과는 지난달 중순까지 강하게 나타났다가 그 이후 차츰 약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해당 이벤트 일정 이전부터 미리 주가가 오른 영향이다. 이같은 경향성을 고려했을 때 오는 9일 코스피200 조기편입을 앞둔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 역시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수 변경이 모두 마무리된 뒤에는 해당 종목들의 락업(보호예수) 물량에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6일 카카오뱅크 8.72%(1개월) △10일 크래프톤 16.9%(1개월) △SK바이오사이언스 31.3%(6개월) 등 물량이 쏟아진다.

이달 중순부터는 다시 대형 상장종목의 수급보다는 펀더멘털에 기반한 장세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말부터 상장이 예정된 현대중공업, 카카오페이 등은 시가총액 30위권 진입까지는 어려워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IPO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은 연내 상장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김수연 연구원은 "IPO가 벤치마크에 미치는 영향은 오는 9일 일단락될 것"이라며 "9일까지는 수급에 우선한 매매를 진행하되 그 이후로는 펀더멘털에 기반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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