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규제 폭탄 쏟는데…中경제, 곳곳에서 '빨간불'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기자 2021.09.0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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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신 제조업 PMI, 1년4개월 만에 기준선 아래로…해외 기관들 올해 성장률 전망치 내려

/사진=AFP/사진=AFP


중국 경제에 부정적 징후가 곳곳에서 노출되고 있다. 해외 기관들의 중국 국내총생산(GDP) 하향 조정을 시작으로 중국 경제를 떠받치는 제조 기업들마저 경기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시진핑 국가주석의 '공동부유'에서 시작된 다방면의 규제가 경제 불확실성을 키운다.

1일 경제매체 차이신은 8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2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전망치 50.2와 전월 50.3을 밑도는 수치다. 지수가 50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해 4월(49.4) 이후 16개월 만의 일이다.



하루 전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8월 제조업 PMI는 50.1로 역시 18개월 만에 최저치였다. PMI는 기업 구매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로 만들어진다. 50을 기준으로 위면 경기 확장, 아래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차이신은 코로나19 재확산과 홍수가 지수들을 끌어내렸다고 봤다. 기업들은 코로나19 예방과 통제 과정에서 상품 수요가 줄고 인력 공급마저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8월 수출 수주 지수마저 올 2월 이후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등 인플레이션이 더해졌다.



왕저(王哲) 차이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7월 하순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재확산은 지난해 2분기 나라 경제가 점차 정상화되기 시작한 이래 직면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차이신 8월 제조업 PMI차이신 8월 제조업 PMI
중국이 자국 내 코로나19 발병을 성공적으로 통제한 데다 홍수도 일시적 재난이어서 경기 충격은 단기간에 그칠 걸로 예상됐지만 기업 반응은 달랐다. 일부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불확실성을 걱정했다. 차이신은 경제 하방 압력이 여전히 큰 만큼 고용 안정성과 공급, 가격 안정을 위해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중국 경제 둔화 신호는 지난달 골드만삭스, JP모간 등 해외 기관들이 연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하향 조정한 데서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골드만삭스는 기존 8.6%에서 8.3%, JP모간은 9.1%에서 8.9%로 각각 낮췄다.


부양책에서 부채 감축 등 위험 관리 모드로 돌아선 중국 정부는 하반기 분위기가 급변하자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지난 7월15일 지급준비율을 15개월 만에 인하한 데 이어 조만간 추가 인하도 고려 중이다. 지난달 25일 허난성 청더시 시찰 중 시진핑 국가주석이 "코로나19 방역과 경제사회발전 각 업무를 잘 총괄해 올해 주요 목표를 완수하라"고 지시하면서 중국 지도부 고민을 직접 드러냈다.

그러나 '공동부유'를 앞세우며 경제.사회 전 분야에 걸쳐 진행 중인 고강도 규제가 딜레마다. 기업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실제 중국인민은행에 따르면 7월 기업들의 신규 대출총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1억위안(약 18조4600억원) 감소한 4937억위안(약 88조4100억원)을 기록했다. 중장기 기업 대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건 17개월 만의 일이다. 같은 시기 협의통화(M1, 주로 요구불예금)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4.9%로 2020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내 경기 둔화 가속, 미미한 부양정책 강도, 규제 리스크 확산 우려가 있다"며 "기업규제의 시작점이자 영향력이 컸던 빅테크에 대한 리스크 정점이 언제일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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