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죄는 中에 출렁이는 韓 증시…게임·엔터주는 괜찮을까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1.08.3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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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中의 21세기 '문화대혁명'③

편집자주 과격하다 싶은 규제 소식이 중국에서 끊이지 않고 들린다. 규제 대상도 다양하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방향은 한 곳이다. 인구 14억의 중국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210122) -- BEIJING, Jan. 22, 2021 (Xinhua) -- General Secretary of the Communist Party of China (CPC) Central Committee Xi Jinping, also Chinese president and chairman of the Central Military Commission, addresses the fifth plenary session of the 19th CPC Central Commission for Discipline Inspection (CCDI) in Beijing, capital of China, Jan. 22, 2021. (Xinhua/Shen Hong)(210122) -- BEIJING, Jan. 22, 2021 (Xinhua) -- General Secretary of the Communist Party of China (CPC) Central Committee Xi Jinping, also Chinese president and chairman of the Central Military Commission, addresses the fifth plenary session of the 19th CPC Central Commission for Discipline Inspection (CCDI) in Beijing, capital of China, Jan. 22, 2021. (Xinhua/Shen Hong)


'공동부유'를 내세운 중국의 규제 강화에 국내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매도세를 일관해온 외인의 급작스런 자금 방향 전환에 증시 전문가들의 해석도 엇갈린다.

특히 중국 매출 비중이 컸던 게임·엔터테인먼트·미디어 업종을 향한 우려가 크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게임 규제는 미성년자에 초점을 맞춘 데다 대다수 기업이 매출 보완책을 마련한 만큼 영향이 일부 기업에 국한될 것이라는 평가다.



31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55.08포인트(1.75%) 오른 3199.27에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은 1조1621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외국인이 1조원 넘에 순매수한 것은 6개월만이다.

◇中떠난 자금 국내로?
급작스런 외국인의 귀환을 두고 최근 거세진 중국 당국의 규제와 중국 경제지표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외인은 그간 매도세를 보여왔던 전기전자 업종을 이날 하루만 6200억원 넘게 사들였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의 규제 강화가 국내 증시에 수혜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전까지는 중국 증시의 향방에 국내 증시가 동조화되는 현상을 보이는 것이 시장의 경험치였다"며 "최근에는 중국 증시 이탈 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시장의 해석이) 바뀐듯 하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인위적인 규제로 중국 증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면 이머징마켓(신흥시장) 투자자금이 한국으로 몰리며 반사 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중국 규제로 인한 반사수혜 현상은 일시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 달 전 반도체 대형주로 외국인 자금이 몰릴 때 비슷한 해석이 나왔지만 흐름은 지속되지 않았다"며 "반사 수혜로 인한 자금이 일부 유입될 수 있지만 굉장히 제한적일 확률이 높다"고 진단했다.


◇中 게임 규제, 게임주 휘청?
엇갈리는 수급 전망 속 게임주는 규제 직격탄 우려가 커진다. 전날 중국 게임 부문을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서는 18세 미만 청소년이 평일에 아예 게임을 할 수 없도록 막고 금토일 또는 공휴일 하루 1시간만 게임이 가능하도록 했다. 지난 3일 중국 관영 매체는 "온라인 게임은 정신적 아편"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게임뿐만이 아니다. 교육·기업활동에 있어서도 중국 당국의 옥죄기는 심화되는 추세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말 사교육을 근절 방안을 발표했고 지난해 11월부터 반독점, 반(反)부정경쟁, 금융 안정, 개인정보 보호, 국가 안보 등 다양한 명분을 앞세워 빅테크(대형 정보통신기업)를 강하게 압박해왔다.

증시 전문가들은 규제 이슈가 선반영됐다면서도 중국 사업부 매출 비중에 따라 충격 정도가 다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규제 이슈 자체가 2~3주 전부터 계속 되어 왔던 상황인 만큼 국내 게임주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 사업 매출 비중이 큰 업체와 적은 업체 사이 영향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중국 사업을 계획 중인 펄어비스 (28,550원 ▲850 +3.07%), 위메이드 (45,950원 ▼2,050 -4.27%) 등은 타격이 있겠지만 중국 매출 비중이 없다시피 한 넷마블 (57,000원 ▲900 +1.60%), 엔씨소프트 (164,900원 ▼3,900 -2.31%)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조언이다.

김 연구원은 "특히 중국 판호를 획득한 펄어비스의 경우 실제 출시 일정이 예상대로 진행될 지 및 매출액 영향 등이 없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게임주 업종의 전반적인 투자 심리 악화 역시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오히려 국내 업체의 경쟁력이 부각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업체들의 상당수가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장르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이들의 주력 연령대가 19세 이상 성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오히려 중국 정부의 플랫폼 기업 규제 강화는 한국 기업 주가에는 수급적으로 우호적 상황이 나타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국내 업체들의 경쟁 우위가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매출 비중이 컸던 미디어업종이나 엔터테인먼트의 매출 영향도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미디어업종의 경우 중국으로 인한 매출 타격을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선회했다"며 "엔터사들도 중국 및 코로나19(COVID-19)로 줄어든 오프라인 콘서트 매출을 음반과 디지털 콘서트가 대박 나며 메운 만큼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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