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제주삼다수 판권 어디로...광동제약 vs LG생건 '2파전' 예상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1.08.3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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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국내 생수시장 점유율 1위인 제주 삼다수 판권 경쟁이 광동제약과 LG생활건강의 2파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이번 판권입찰은 기존에 분리했던 소매와 비소매를 하나로 합쳐 연간 3000억원 규모의 4년 계약이어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31일 제주삼다수의 제주도와 지역 위탁판매를 담당할 업체 공개입찰을 마감했다. 이번 위탁판매사 공개모집은 광동제약과 LG생활건강이 각각 갖고 있는 소매·비소매 판권계약이 오는 12월14일 만료되기 때문이다.

제주개발공사는 지난 30일부터 이날까지 이틀간 진행된 입찰에 참여한 업체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는 기존 사업자인 광동제약과 LG생활건강이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입찰이 완료된 후 다음달 7일 경쟁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된다. 이후 우선협상자를 선정하고 계약을 마칠 예정이다. 삼다수 판권을 확보하면 연간 3000억원 규모의 매출이 안정적으로 나와 이를 차지하려는 업체들의 경쟁이 매년 4년마다 벌어지고 있다.

제주개발공사는 지난 27일 삼다수와 제주감귤, 휘오제주 등 제품의 제주도 외 위탁 판매 동반 협력사 공개 모집에 들어갔다. 이번 판권 입찰에선 2017년 분리했던 소매 부문과 비소매 부문이 다시 하나로 합쳐진다.

앞서 삼다수 위탁판매는 1996~2012년까지 농심이 맡았고 이후 광동제약이 판권을 따냈다. 2017년부턴 숙박업소, 고속도로휴게소, 병원, 자판기 등 비소매를 LG생활건강이, 소매는 광동제약이 담당해왔다.


다시 소매와 비소매가 합쳐진 만큼 광동제약과 LG생활건강의 치열한 승부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제약사인 광동제약은 지난해 전체 매출인 1조2437억원 중 삼다수가 30%인 2342억원을 차지하는 만큼 재계약 사수에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제주삼다수 영업·마케팅 등 관련 부서를 생수영업부문으로 통합하며 전열을 정비했다.

LG생활건강은 공식적으론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적극적으로 임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평창수 브랜드가 아직 인지도를 갖추지 못해 삼다수를 유통하며 단기간 수익 확보에 주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울릉군과 협약을 맺은 '울릉생수' 생산·판매가 2022년 목표로 하고 있어 단정짓긴 어렵다.

롯데칠성음료, 웅진식품 등 여러 후보사도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입장은 없다고 전했다. 전반적으로 미적지근한 반응이다. 이미 생수 시장에 뛰어든 업체의 경우 삼다수의 유통권만을 따내기 위해 경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관측도 나왔다.

현재 닐슨코리아, 유로모니터와 생수 업계가 추정하는 지난해 국내 생수 시장 규모는 1조원에 달한다. 2023년에는 2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중 삼다수가 수년간 40%대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며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는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 3위는 농심 백산수로 전해진다.

실제 2012년까지 삼다수 유통을 맡았던 농심은 판권 입찰 대신 자체 생수 브랜드인 백산수를 출시했다. 당시 농심은 제주삼다수의 브랜드 출시, 영업, 마케팅 등을 도맡으며 생수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지만 제주개발공사의 불공정 계약 주장에 따라 판매권을 내놓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 생수 브랜드가 있는 업체들은 자사 제품 이미지 강화에 더 관심이 있고 중소형사들은 쉽사리 대형사들의 경쟁에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기존 업체가 재계약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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