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만 팔로워' 美 1020세대가 반한 '북극 여우', 한국기업이 품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1.08.3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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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美 염모제 브랜드 알틱폭스 보유한 보인카 1170억원에 인수

알틱폭스로 염모제로 염색한 이미지/사진=알틱 폭스 인스타그램 알틱폭스로 염모제로 염색한 이미지/사진=알틱 폭스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에서 난리난 미국 패션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 폭스(Arctic Fox)가 국내 대표 화장품 기업 LG생활건강 (371,000원 ▼10,500 -2.75%) 품에 안겼다. LG생활건강은 알틱 폭스의 경영권을 획득해 글로벌 럭셔리 헤어케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알틱 폭스는 2014년 미국에서 출시된 비건(채식주의) 컨셉 브랜드다. 패션 염모제가 핵심 상품으로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99만3000여명에 달하고 있다. 틱톡과 페이스북을 합산하면 20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알틱폭스는 두터운 글로벌 MZ세대(18세~34세) 소비자 층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알틱 폭스는 말 그대로 '북극 여우'라는 뜻이다. 2013년 알틱 폭스의 경영진은 헤어 염색약의 짧은 지속성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의기투합해 브랜드를 만들었다. 선명한 컬러와 톡톡 튀는 스타일, 그리고 반 영구적인 염색 지속력과 '착한 성분'을 목표로 하는 알틱 폭스 헤어 염모제는 그렇게 탄생했다.

31일 LG생활건강은 미국 하이엔드 패션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 폭스를 보유한 보인카(Boinca)의 지분 56%를 1억 달러(한화 약 117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과반 지분 확보로 경영권을 획득하게 됐다.



알틱 폭스의 대표 제품은 셀프 염모제로 비건 반영구 염모제가 유명하고 헤어 트리트먼트, 헤어 미스트 등 프리미엄 헤어케어 제품 전반을 취급한다. 비건 브랜드인 알틱 폭스는 동물성 재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제품 개발, 생산 과정에서의 동물 실험도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익의 15%를 동물학대 방지에 기부하는 독특한 브랜드 철학을 보유하고 있다.

알틱 폭스는 지난 3년간 평균 89%에 달하는 높은 매출 성장세를 나타냈다. 미국 아마존 전체 헤어 컬러 제품군에서 1위(2021년 8월 23일 기준), Sally Beauty(샐리 뷰티)에서 1위, Ulta Beauty(얼타 뷰티)에서 2위를 확보하는 등 미국 현지 주요 채널에서 최고의 브랜드 입지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국내 뷰티시장에도 진출한 상태다.

알틱폭스 로고와 알틱폭스 제품 이미지/사진=LG생활건강 알틱폭스 로고와 알틱폭스 제품 이미지/사진=LG생활건강
글로벌 헤어케어 시장은 2020년 기준 약 90조원의 규모로 이 중 하이엔드(고가, 럭셔리) 헤어케어 시장은 약 20%로 추정된다. LG생활건강은 이번에 인수한 알틱 폭스의 미국 내 높은 인지도를 기반으로 글로벌 하이엔드 패션 헤어케어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차별화된 브랜드를 앞세워 하이엔드 패션 헤어케어 시장에 진출하고, 글로벌 럭셔리 헤어케어 시장에서 사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M&A(인수합병)는 LG생건이 지난해 2월 독일 브랜드 피지오겔의 아시아 및 북미 사업권을 인수한 이래 1년6개월 만이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2007년 코카콜라음료를 시작으로 대표이사로 재임한 15년 동안 총 25건의 인수합병(M&A)를 단행했다. 2019년 5월에는 미국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 회사 뉴에이본의 지분 100%를 1억2500만달러(약 145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 2월에는 피지오겔의 아시아 및 북미 사업권을 인수했다. 올해 8월에는 알틱 폭스 인수로 멈추지 않는 공격적 M&A 행보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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