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 유통업체→플랫폼으로 '진화'…이마트 가치 오른다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1.09.01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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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이마트 자회사 SSG닷컴이 유통업체에서 플랫폼 사업자로의 진화를 꾀하고 있다. 증권가는 이같은 변화가 최근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이마트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31일 이마트 (61,200원 ▼500 -0.81%)는 전일 대비 2500원(1.42%) 오른 17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마트는 지난 2분기 매출액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5조8647억원, 영업이익은 550억원 늘어난 76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기대치인 영업이익 200억원에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할인점 기존점, 트레이더스 등 오프라인 사업은 좋았으나 재산세가 예상보다 300억원 이상 더 나오면서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다"며 "SSG닷컴 영업손실도 예상보다 2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5월에 실적을 발표할 때까지만 해도 경쟁사 대비 프로모션을 안 하기 때문에 외형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4%에 그친다고 했으나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 갑자기 방향이 바뀌었다"며 "수익성보다 외형 성장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마트 자회사인 SSG닷컴은 직매입(1P) 중심의 사업자에서 제3자 입점업체(3P) 체제로 확장을 추진 중이다. 현재 그로서리(식료품점)에 특화된 1P 방식의 커머스 사업자에 집중돼 있다면 향후 광고 수익 등 플랫폼 수익을 창출하려는 플랫폼 사업자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들의 이커머스 시장 진출과 확대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의 유통업의 방식을 통해서는 경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유통업체에서 플랫폼으로의 진화가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외를 막론하고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들의 이커머스 시장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해외에선 알파벳이 자회사인 구글의 쇼핑 검색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페이스북도 SNS 플랫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있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이커머스 사업자이고 카카오는 메신저 플랫폼 카카오톡을 활용해 선물하기 서비스 등 틈새 시장을 노리고 있다.

이 연구원은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도 이러한 관점에서 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SSG닷컴과 이베이코리아 간 시너지는 물류 분야에서부터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베이코리아는 2014년부터 풀필먼트(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를 판매자에게 제공했으나 투자 여력 부족으로 확장에 제약이 있었고 SSG닷컴은 충분한 자금은 확보한 반면 규모와 노하우 부족이 걸림돌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할인점과 트레이더스 등 별도 부문의 기존점 성장률의 반등이 지속되고 4분기 연결 편입 예정인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분 가치 재평가도 기대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SSG닷컴의 상장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이마트에 대한 적극적인 매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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