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원 신라젠 대표이사
이런 신라젠이 다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지난 5월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엠투엔이 7월 인수대금 600억원을 납입하며 최대 주주로 올라서면서다. 바이오사업 파트너사 그린파이어바이오(GFB)가 항암바이러스 파이프라인을 검토하면서 신라젠을 인수 결정한 엠투엔은 재무적투자자(FI)가 출자한 400억원과 기존 투자주식 및 현금을 통해 200억원을 더해 총 120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여기에 8월 김상원 대표이사를 비롯한 신규 이사진 선임으로 경영진까지 물갈이한 신라젠은 연내 거래재개라는 최대 과제 이행을 위해 잰걸음을 내는 중이다.
경영개선계획을 차근히 이행한 신라젠이지만 기술특례상장 기업으로서 상장 이후 5년간 적용받지 않던 연간 매출액 30억원 요건을 내년에는 달성해야 한다. 이는 시간이 다소 필요한 신약 개발 보단 건강기능식품 분야 등 신사업 인수를 통해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과정에서 우려되는 추가 유상증자 가능성은 극히 낮을 것이란 입장이다.
그는 거래재개 만큼 회사 정상화 역시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펙사벡 관련 개발을 지속하는 한편, 엠투엔과 GFB 모두 가치를 높게 산 플랫폼 기술 'SJ-600'을 적극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펙사벡과 SJ-600의 개발시기 격차가 2~3년으로 분석되는 만큼, 해당 공백을 메꾸기 위한 추가 물질 도입도 추진 중이다. 물질과 플랫폼 등 2종의 항암바이러스 분야로 9월 안에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신라젠 사업구조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단일 파이프라인 구조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시너지 창출까지 가능한 라인업 구축으로 안정감을 더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대표이사 직속 과학자문위원회(SAB)를 출범했다. 종양학 대가로 꼽히는 스티브 모리스 박사와 흑색종 분야 최고 권위자 하워드 카프만 하버드 의과대학 박사가 주축이다. 흑색종은 펙사벡이 미국 FDA 희귀의약품 지정과 중국 임상을 진행 중인 분야다. 중국 임상의 경우 현지 약물배송이 완료된 상태로, 현지 행정절차가 마무리 되면 환자등록을 본격화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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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기본적으로 기술수출을 파이프라인 수익 모델로 잡고 어느 단계에서 하느냐를 중점적으로 보는 동시에 상업화까지 가능한 품목은 진행 과정에서 결정할 것"이라며 "특정 단계서 수출해 자금이 확충되면 또 다른 파이프라인 확보하는 사이클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거래정지 이후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유출된 R&D 인력 역시 확충에 나선다. 신라젠이 인수대금 납입 이후 가장 먼저 했던 업무 역시 임상 연구진들에게 회사의 안정과 향후 달라질 부분에 대한 다짐을 전하는 일이었다. 기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인력을 원상복귀 해 GFB와 신라젠 인력들이 유기적으로 연구개발 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
그는 "거래정지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주주주들 입장에서 불만도 많을 것으로 알지만, 이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 만큼 조금만 시간을 가지고 기다려 줬으면 한다"라며 "회사의 가치는 거래재개 이후 시장에서 다시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