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실적' 렌탈업계, 하반기 분위기는 더 좋다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1.08.3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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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국내 주요 렌탈업체의 2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일정기간 약정을 유지하는 업계 특성상 하반기 분위기는 더 좋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30일 렌탈업계에 따르면 코웨이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4% 증가한 9054억원으로 분기 사상 처음으로 매출 9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1조원 클럽에 무난히 입성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 줄어든 1664억원이었다. 135억원의 일회성 이익이 발생하고 마케팅비가 적었던 전년도의 상황을 감안하면 선전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여러 상황을 감안할 경우 실제로는 전년 대비 5% 수준 성장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국내 매출액 증가의 이유는 렌탈 계정이 올해 2분기 기준 641만개를 달성하는 등 순증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해외는 더욱 좋았다. 이번 분기 해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6.7% 늘어난 286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말레이시아 법인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1.8% 급증한 2367억원으로 전체 해외 실적을 견인했다. 미국은 11.5% 늘어난 358억원을 기록했다.



SK매직도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SK매직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2754억원, 영업이익은 37.3% 줄어든 143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감소는 국내외 마케팅 및 광고비 지출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쿠쿠홈시스는 올해 2분기 매출액이 10.9% 늘어난 2321억원, 영업이익은 12.7% 증가한 577억원으로 나타났다. 쿠쿠홈시스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미국, 호주 등 해외 매출액의 비중이 35%에 달했다.

그 밖에도 분기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는 청호나이스, 교원웰스 등의 여러 렌탈사들도 늘어가는 렌탈 수요에 따라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는 코로나19(COVID-19) 장기화로 인한 가정 내 공기청정기 등 생활환경가전 수요가 증가하는 점과 페트병 등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경각심이 늘어나며 정수기 수요가 증가하는 점 등을 이유로 꼽았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렌탈제품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는 점도 높이 샀다.

게다가 일정 기간 동안 대여하는 렌탈업계 특성상 '어닝서프라이즈' '어닝쇼크' 등이 없어 당분간 실적 호재는 이어진다는 평가다. 관계자는 "일반 가전제품 판매와 달리 렌탈은 일정 기간 동안 꾸준히 렌탈비를 거둬들일 수 있다"며 "업계에선 매출액이 감소하는 것이 이례적이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렌탈업계의 해외 매출을 이끄는 말레이시아가 지난 6월 락다운을 시행해 정수기, 매트리스, 비데 등의 설치가 어려운 점은 우려스럽다. 말레이시아 렌탈시장을 이끄는 코웨이는 "택배로 배송하는 공기청정기 등 우회적인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며 "당분간 현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렌탈업계의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코웨이의 경우 동남아지역 렌탈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견고하기 때문이다. SK매직은 삼성전자와 협업을 통해 제품군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시장만큼이나 국내시장도 여전히 시장성이 좋다는 평가도 있다.

이나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52%가 렌탈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추산한다"며 "국내 시장 렌탈 계정수가 지난 5~6년간 가파르게 증가했음에도 여전히 우리나라 절반에 가까운 가구가 렌탈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있어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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