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시절 떠오르네" 넷플릭스 'D.P.' 인기에…韓웹툰 재조명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1.08.31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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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D.P.' 이틀만에 전세계 14위
웹툰-OTT 간 경계 허물어지고 IP 활용 활성화 전망

/사진=넷플릭스/사진=넷플릭스


"현실 고증 제대로다" "보고 나서 군대 다시 가는 악몽 꿨다"

지난 2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D.P.'가 공개된 후 첫 주말 사이, 3040 군필자들을 중심으로 반응이 뜨겁다. 군 부대 내 강압적인 상명하복과 신체적, 정신적 폭력, 성추행 등 가혹행위와 각종 부조리를 극사실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다. 지극히 한국적인 군대 문화를 다룬 드라마임에도 전세계적 인기를 모으면서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을 재확인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왜 그들은 탈영병이 됐나…한국 군 문화 담은 '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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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는 누적 조회수 1000만뷰 이상을 기록한 김보통 작가의 웹툰 'D.P. 개의 날'이 원작이다. D.P.는 탈영병을 체포하는 헌병대 군무이탈체포조(Deserter Pursuit)를 뜻한다. '그들은 왜 탈영병이 되었나'라는 드라마 카피 아래, 폭력과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탈영하기까지에 이른 과정들을 극도로 사실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다.



지극히 한국적인 내용이지만, 전세계에서도 반응이 좋다. 스트리밍 데이터업체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넷플릭스 'D.P.'는 29일 기준 넷플릭스 모든 TV 시리즈 중 전세계 시청순위 14위를 기록했다.

/사진=플릭스패트롤/사진=플릭스패트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인기가 뜨겁다. 한국은 물론 일본, 방글라데시, 홍콩,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14개국에서 공개 이틀 만에 시청순위 10위권 안에 들었다. 이 가운데서도 우리나라처럼 의무 군 복무 제도가 있는 태국과 베트남에서 공감을 사며 각각 시청순위 1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대로 전세계 시청자들의 호평이 지속될 경우 시즌2 제작도 순탄할 것으로 보인다. D.P.는 JTBC 스튜디오가 넷플릭스에 처음 공급한 오리지널 드라마로, JTBC스튜디오 모회사 제이콘텐트리는 지난해 5월부터 넷플릭스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를 연평균 2~3편 가량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네이버 웹툰 원작의 '지금 우리 학교는'과 '지옥'이 추가로 공개될 예정이다.

웹툰으로 스토리 '흥행 보증'…하반기도 이어진다

"군시절 떠오르네" 넷플릭스 'D.P.' 인기에…韓웹툰 재조명
'D.P.'가 초반 흥행궤도에 오르면서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와 국산 콘텐츠의 '궁합'이 웹툰업계에 선순환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돈다. 영화·드라마 등 다양한 형태로 재생산된 웹툰이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 시장을 공략하면서 국산 콘텐츠의 위상을 높이고 글로벌 IP(지식재산권) 수요를 키운다는 평가다.

'D.P.'처럼 오리지널 시리즈가 아닌, 국내 방송사 제작 웹툰 원작 콘텐츠들도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 진출에 속속 나선다. 앞서 카카오웹툰 원작 '경이로운 소문', '이태원클라쓰' 등이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팬들에게 인기를 모았다. 하반기에는 네이버웹툰 '유미의세포들'이 tvN과 넷플릭스를 통해 다시 한번 전세계 팬을 공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입장에서도 새로운 극본을 쓰는 것보다는 이미 검증된 스토리라인에 연출을 덧입혀 어느 정도 흥행을 보증하는 웹툰 원작 콘텐츠가 안전하다"면서 "일반 드라마 극본들과 달리 웹툰은 소재도 다양해 콘텐츠 차별화를 꾀하는 넷플릭스의 지향점과도 잘 맞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영상 IP를 활용한 웹툰 제작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OTT와 웹툰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는 신호로 풀이된다.

'D.P. 개의날'을 쓴 김보통 작가 역시 스튜디오 타이거를 설립해 이같은 작업에 나서고 있다. 김 작가는 페이스북을 통해 "D.P.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되며 드라마와 영화 각본 작업이 늘어났다"며 "영상 IP의 웹툰화 작업을 진행하려 한다. 이미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브로콜리픽쳐스, 스튜디오엔 등 여러 회사와 함께 각본 및 IP 개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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