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 속 외국인 순매수한 종목, 무턱대고 따라 샀다간…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1.08.31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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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8월 외국인 투자자의 강한 순매도세 속 순매수한 기업에 투자자 관심이 모인다. 외국인 비중이 큰 국내 증시에선 외국인 순매수 기업의 주가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가는 수급을 확인한 뒤 추종 매수하는 전략은 오히려 시장 수익률을 하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급 강도보다는 지속 여부가 중요한 만큼 기업의 이익 모멘텀을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오른 2.40% 오른 3133.90에 장을 마쳤다.



지난주(23~27일)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5291억원, 외국인은 4473억원 순매도했다. 기관 홀로 1조8366억원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다.

외국인은 3주 연속 팔아치웠다. 이달 첫째주만 해도 1조5538억원 순매수했지만 둘째주 7조453억원, 셋째주 1조2068억원 팔며 강한 순매도세를 보였다.

지난 한 주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로 5605억원 순매도했다. 이어 △LG화학(4948억원) △엔씨소프트(4012억원) △LG전자(1094억원) △NAVER(81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724억원) 등이다.


반면 카카오(1849억원)는 외국인 순매수 1위를 기록했다. △셀트리온(1308억원) △삼성SDI(1285억원) △HMM(968억원) △SK하이닉스(860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826억원) 순이다.

외국인 순매수는 통상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코스피에서 시가총액 기준 외국인 비중은 30%다. 외국인이 사면 주가가 오를 가능성도 커진다는 의미다. 최근 강한 순매도세로 그 비중은 지난 27일 기준 29%로 줄었지만 연초까지만 해도 32%를 웃돌았다.

실제 외국인 순매수세가 집중된 종목은 대체로 주가가 상승했다. 지난주 카카오 주가는 전주 대비 4.17% 올랐고 셀트리온은 10.71% 급등했다. HMM은 7.20%, SK하이닉스는 0.98% 상승했다. 삼성SDI는 0.90% 하락했다.

하지만 외국인이 샀다는 이유만으로 추종 매수했다간 오히려 손실을 볼 수 있다. 외국인 수급을 활용한 투자의 경우 순매수 강도보다는 순매수 지속 여부를 예측하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10년 이후 외국인 순매수 비율이 높은 상위 20% 기업들의 연평균 수익률은 +60.6%를 기록했다"며 "벤치마크(코스피)를 무려 55.7%포인트 상회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외국인 순매수 비율이 높은 기업을 수급을 확인한 뒤 매수한 경우엔 시장수익률을 크게 하회했다"며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되지 않았을 때 주가가 하락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유 연구원에 따르면 외국인 순매수 상위 20% 기업을 매수한 전략은 2010년 이후 연평균 수익률이 1.6%에 그쳤다. 이는 벤치마크를 3.2%포인트 하회한 수치다.

그는 "결국 외국인 순매수 강도가 높은 기업보다는 순매수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택하는 전략이 유리하다"며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이익 모멘텀이 양호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수급과 이익 모멘텀이 양호한 기업 기준으로 △1개월 간 외국인 순매수 비율 0.3% 이상 △외국인 지분율이 1개월, 3개월 전 대비 상승 △2021년 3분기, 2022년 영업이익 컨센서스 변화율 플러스 △2021년 3분기, 2022년 영업이익 증가율 10% 이상 등을 제시했다.

이들 조건에 부합한 예시로는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833,000원 ▼3,000 -0.36%), 이마트 (68,300원 ▼100 -0.15%), 대우건설 (3,730원 0.00%), 대웅제약 (122,100원 ▲600 +0.49%), LS ELECTRIC (98,400원 ▼400 -0.40%) 등이 꼽혔다. 코스닥 시장에선 에코프로비엠 (277,500원 ▼10,000 -3.48%), 오스템임플란트 (1,900,000원 0.00%), 이오테크닉스 (191,900원 ▲4,300 +2.29%), 위메이드 (60,600원 ▼2,100 -3.35%), 심텍 (30,800원 ▼400 -1.28%) 등이 언급됐다.

유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을 활용하는 투자는 결국 순매수 지속 여부를 예측하는 것에 달려있다"며 "이익 모멘텀이 양호한 기업들이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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