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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민어탕' 팔던 이마트 '짝퉁 논란'에 접었던 이유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2021.08.30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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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바다이야기, 어록(魚錄)⑫] 귀한 생선 '민어' 따라하는 수입산 나쁜 녀석들

편집자주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우리나라 물고기,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고사리 민어탕' 팔던 이마트 '짝퉁 논란'에 접었던 이유




유난히 덥고 장마도 짧았던 올해 여름엔 보양식도 불티나게 팔렸다. 호불호가 갈리는 다른 보양식과 달리 민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즐길 수 있으면서도 영양과 맛, 그 어느 것도 빠지지 않는 만점짜리 생선이다.

그런데 우리가 민어로 알고 먹었던 여러 생선들은 사실 가짜였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살아있는 상태'의 민어를 만났다면 그 확률은 더 높아진다. '짝퉁 민어'를 알아보는 방법은 의외로 어렵지 않다.

백성의 물고기 민어…급한 성질에 잡히자마자 죽는다
성질이 급한 민어는 낚시로 잡아도 물 밖에 끌어올리자마자 죽어버리는 경우가 잦다. /사진=유창준 유엔아이피싱 대표성질이 급한 민어는 낚시로 잡아도 물 밖에 끌어올리자마자 죽어버리는 경우가 잦다. /사진=유창준 유엔아이피싱 대표
'백성의 물고기'라는 뜻의 한자어를 가지는 '민어(民漁)'는 분류학적으로 농어목 민어과 민어속에 속한다. 따뜻한 바닷물을 좋아하는 습성을 가지는 난류성 바닷물고기로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 일본 중부 이남, 동중국해에 걸쳐 분포한다. 7~9월에 인천, 덕적도, 신안 앞바다에서 알을 낳는다. 3년 이상 자란 암컷은 연중 70만~210만개 가량의 알을 낳는다.



수명은 여느 바닷물고기와는 다르게 12~13년 정도로 길다. 바닥이 펄 질인 저층부에서 새우류, 게류, 소형어류, 멸치, 보구치, 반지류, 참조기, 오징어류 등을 주로 먹는다. 몸은 다 자라면 1.5 m 정도로 자라는 대형 어종이다.

민어는 성질이 급해 대부분 그물에 걸리자마자 죽는다. 이 때문에 어획되는 민어의 90% 이상이 선어로 유통된다. 주로 15~120 m 정도의 수심에 바닥이 펄 질인 저층부에서 서식하는데, 낮에는 바다 속 깊은 곳에 머물다가 밤이 되면 위로 이동한다.

꼬마민어·점성어·큰민어는 민어가 아니다
(위)민어. (아래)꼬마민어. /사진=국립수산과학원(위)민어. (아래)꼬마민어. /사진=국립수산과학원
민어(Miichthys miiuy)는 이처럼 활어 유통이 힘들고, 연간 어획량도 3000~4000톤 수준에 그친다. 이 때문에 수입어종 중 비슷하게 생긴 꼬마민어, 홍민어(점성어), 큰민어가 '민어 대접'을 받는 경우가 있다.

꼬마민어(Protonibea diacanthus)는 인도네시아에서 수입된 어종으로, 어린 민어와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측면에 검은색 반점과 불분명한 줄무늬가 있다. 또 아래턱 봉합부에 5개의 구멍이 있어 민어와 구분된다. 민어는 4개의 구멍이 있다. 이마트는 2018년 꼬마민어를 넣은 제품 이름을 '고사리 민어탕'으로 지었으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리자마자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홍민어. 꼬리 부근의 큰 반점 때문에 점성어로도 불린다. /사진=MT해양홍민어. 꼬리 부근의 큰 반점 때문에 점성어로도 불린다. /사진=MT해양
점성어로도 불리는 홍민어(Sciaenops ocellatus)는 중국에서 수입되는 어종이다. 민어보다 비늘이 크고 꼬리 부근에 검고 큰 반점이 있다.

수산시장에 나온 중국산 큰민어. /사진=MT해양수산시장에 나온 중국산 큰민어. /사진=MT해양
큰민어(rgyrosomus japonicus) 역시 중국에서 들어오는 양식산으로, 민어와 달리 몸의 측선 옆을 따라 또렷한 흰색 점들로 이뤄진 선이 하나 있다.

문성용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연구사는 "홍민어, 큰민어, 꼬마민어는 모두 민어와 다른 어종이다"며 "민어가 고급어종이고 가격도 워낙 비싸다 보니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다는 것을 빌미로 가끔 일부 관광지에서는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는 양식산 홍민어와 큰민어를 국산 민어로 둔갑시켜 판매하려다 적발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 소비자는 민어의 유사어종의 구별 방법을 확인해 눈속임을 당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며 "민어와 다르게 홍민어는 지느러미에 점이 있다는 것과 큰민어는 측선 주위에 흰색 점들이 또렷하게 이어져 있다는 특징을 알고 있다면 일반 소비자들께서는 눈속임을 당할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름만 백성의 생선, 주로 먹던건 왕과 고위층
지난해 7월 8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 수산 코너에서 모델들이 초복을 맞이해 보양식 상품인 '민어 통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지난해 7월 8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 수산 코너에서 모델들이 초복을 맞이해 보양식 상품인 '민어 통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우리나라에서 민어를 즐긴 역사는 오래됐다. 조선시대 양반들은 여름철 보양식 중 으뜸을 민어탕으로 여겼다고 한다. 숙종실록에 따르면 1686년에 임금이 팔순을 맞은 우암 송시열에게 옷감과 민어를 하사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는 '민어는 익히거나 날 것으로 먹어도 좋으며, 말린 것은 더더욱 몸에 좋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백성의 물고기'인 민어는 평소 부모님을 모시지 못한 자식들이 돌아가신 뒤에라도 드시게 한다며 차례상 찜으로 올리는 생선이었다. 하지만 바다에서 민어를 잡는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민어를 잡는 것이 어려웠다. 이 때문에 귀한 민어를 잡는 건 백성이되 이를 주로 소비하는 사람은 임금을 비롯한 고위층 관료들이었다.

전라도에선 '민애'가 더 입에 감긴다
목포수협 선어위판장에서 유통을 기다리는 선어 상태의 민어. /사진=문성용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연구사목포수협 선어위판장에서 유통을 기다리는 선어 상태의 민어. /사진=문성용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연구사
우리나라에서 민어가 주로 나는 곳은 전라남도 목포와 신안 앞바다, 군산, 고흥 일대로 알려져 있다. 다른 물고기와 마찬가지로 산지마다 여러 별명을 지니고 있다. 전라도에서는 민어를 '민애'라 불러야만 친숙함이 느껴진다. 영광 법성포에서는 홍치, 완도에서는 불둥거리로 부르며 작고 어린 민어는가리, 통치, 퉁치라고 부른다.

민어는 특이하게 '우는' 생선이다. 산란기가 되면 부레를 이용해 '꾹꾹'거리는 소리를 아주 크게 낸다. 이 때문에 영어 명칭은 "개구리처럼 운다"라는 뜻의 'Brown Croaker'다.

여름에 보양식 민어, 가을에 인기있는 '특수부위'
보양식으로 변신하기 직전의 반건조 민어. /사진=수협쇼핑보양식으로 변신하기 직전의 반건조 민어. /사진=수협쇼핑
연중 어획되는 민어의 제철은 몸 안에 지방이 차오르는 산란기를 앞둔 6~7월이다. 여름철 복날이 되면 수요가 부쩍 늘면서 가격도 덩달아 오른다.

다른 생선도 그렇듯이 민어도 산란기 이후에는 맛이 떨어진다. 그래서 8월 이후부터 알이 찬 암컷은 가격이 내려간다. 반면 수컷은 배 근육에 자리한 붉은색을 띤 덧살 부위인 '갯무래기살'을 특수부위 횟감으로 쓸 수 있어 이 시기에는 암컷보다 수컷이 더 비싸게 팔린다. 아울러 민어는 비록 여름철 보양식이지만 겨울에도 월동을 위해 몸 안에 지방을 가두기 때문에 맛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게 특징이다.

온 몸이 맛있는 민어 "비늘 빼고 다 먹는다"
민어 껍질과 부레로 구성된 특수부위 회. 맛이 기가 막히다. /사진=유창준 유엔아이피싱 대표민어 껍질과 부레로 구성된 특수부위 회. 맛이 기가 막히다. /사진=유창준 유엔아이피싱 대표
민어는 버릴 것이 하나 없는 생선이다. 민어 하면 단연 회를 떠 올리기 마련인데 선어를 숙성시킨 것보다는 활어를 3~4시간 정도 얼음에 재워 숙성시켜 회로 먹은 것이 가장 맛있다. 민어회는 기름기가 많아 쫀득거리고 부드러우며 특히 '배진대기'라 불리는 기름진 뱃살과 쫄깃쫄깃한 식감의 꼬리 살, 껍질, 부레는 묵은지나 갓김치와 함께 기름소금에 찍어 먹으면 별미다.

여름철에는 민어의 뼈와 내장을 함께 넣어 푹 고와 내서 맑은탕(지리)으로 진하게 우리면 사골국물과 맛을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으뜸 보양식이 된다.

민어 부레는 과거 접착제로도 쓰였다. 민어의 부레를 끓여서 어교, 어표교, 민어풀 이라고 불리는 풀을 만들었는데 접착력이 워낙 뛰어나 우리 선조들이 나전칠기, 문갑, 등가구를 만들거나 합죽선의 부챗살과 갓 대를 붙일 때 사용했다. 여기서 나온 속담으로 '이 풀 저 풀 다 둘러도 민애 풀 따로 없네'라는 게 있다.

금지체장은 33㎝지만…좀 더 큰 다음에 잡아먹자
신안 송도위판장에 선어 상태로 나온 민어. /사진=문성용 해양수산연구사신안 송도위판장에 선어 상태로 나온 민어. /사진=문성용 해양수산연구사
민어 어획량은 2013년에 7918톤으로 가장 많이 잡혔으나 최근 5년간 평균 3000~4000톤 수준에 머물고 있다. 60% 가량은 전남에서 나온다. 경남과 전남 일부에서 양식이 이뤄지고 있지만 생산량은 극히 적다. 대부분 민어자원을 회복하기 위한 종자를 생산해 방류하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정한 민어의 금지체장은 33㎝로, 이를 어기면 8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다만 민어가 성장해 산란에 참여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크기는 암컷 55㎝, 수컷 49㎝다. 금지체장을 넘겼더라도 좀 어린 민어는 잡지 말고, 잡더라도 다시 바다로 놔주는 미덕이 있다면 민어 자원이 보존돼 후손들도 민어의 특별한 맛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맛있는 민어가 기다리는 대한민국 수산대전
/사진=해양수산부/사진=해양수산부
맛있는 민어를 보다 저렴하게 즐기는 법, 여름이 끝나가는 지금도 늦지 않았다. 해양수산부가 올해 1년 내내 여는 '대한민국 수산대전'이 있다.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과 어민들을 위한 수산물 할인행사다. 대한민국 수산대전 홈페이지(www.fsale.kr)에서 현재 진행중인 할인행사와 이벤트, 제철 수산물 정보 등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대한민국 수산대전에는 전통시장부터 오프라인 마트, 온라인 쇼핑몰, 생활협동조합, 수산유통 스타트업 등 수산물 주요 판매처가 대부분 참여한다.

대형마트 8개사(이마트, 홈플러스, 농협하나로유통, 롯데마트, GS리테일, 메가마트, 서원유통, 수협마트), 온라인 쇼핑몰 15개사(11번가, 컬리, 쿠팡, 한국우편사업진흥원, 이베이코리아, 수협쇼핑, 위메프, 오아시스, SSG.com, CJ ENM, 더파이러츠, GS홈쇼핑, 롯데온, 인터파크, 꽃피는아침마을), 생협 4개사(한살림, 아이쿱, 두레, 행복중심 생협), 수산 창업기업 4개사(얌테이블, 삼삼해물, 풍어영어조합법인, 바다드림)에서 사시사철 할인 쿠폰을 뿌린다.

행사기간에 맞춰 생선을 주문하면 정부가 지원하는 20% 할인에 참여업체 자체 할인을 더해 반값에도 구입할 수 있다. 제로페이앱을 쓰면 전통시장에서 쓸 수 있는 모바일 수산물 상품권을 3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옛날에는 왕과 고위 관료나 먹던 '이름만 백성의 생선' 민어. 이제 우리도 편하게 즐기면서 늦여름 더위에 축난 몸보신을 해보는 건 어떨까.

감수: 문성용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자원환경과 해양수산연구사
맛있는 민어회. /사진=유창준 유엔아이피싱 대표맛있는 민어회. /사진=유창준 유엔아이피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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