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 이틀 빌리는데 29만원?..렌터카 가격비교 '앱' 써보니

머니투데이 제주=이강준 기자 2021.08.30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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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추석 전 마지막 주말인 27일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횡단보도를 건너며 렌터카 하우스로 향하고 있다.2020.9.27/뉴스1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추석 전 마지막 주말인 27일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횡단보도를 건너며 렌터카 하우스로 향하고 있다.2020.9.27/뉴스1


#지난 18일부터 3일간 제주도로 여름휴가를 다녀온 안모씨(28)는 렌터카 가격에 적잖이 당황했다. 준중형 세단 아반떼 48시간 렌트비가 30만원을 훌쩍 넘기는 비용 때문이다. 구글·네이버에서 발품을 팔아 26만원 가격의 상품을 찾았지만, 보험료가 '제외'된 가격이었다.

코로나19(COVID-19)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자 국내 여행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천정부지로 오른 렌터카 비용 때문에 업계에도 실시간으로 최저가 상품을 보여주는 '가격비교 앱' 등 플랫폼 바람이 불고 있다.



29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렌터카 등록 대수는 코로나 이전 2019년 95만9057대에서 2020년 105만1280대, 올 상반기 109만1193대로 급증했다. 렌터카 공급은 늘고 있지만 극성수기인 7월말~8월초에는 경형차 비용이 수십만원에 달했다.

국내 렌터카 업계는 대기업 위주 장기 렌터카 업체와 중소기업, 개인사업자 중심의 단기 렌터카 시장으로 이뤄져있다. 2018년 정부가 단기 렌터카 시장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서 대기업 진출이 어려워지면서 생긴 구조다.



지난해 기준 롯데렌터카와 SK렌터카가 등록 차량의 40% 이상을 보유하고 있고, 이들을 포함한 상위 5개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61%에 달한다. 나머지 39%는 지역 기반 업체 1000여곳이 차지한다.

정보 파악 어려운 중소 렌터카 업체들에 피해 …'가격비교 앱' 덕분에 소비자-업체 모두 '윈윈'
문제는 제주도 등 주요 국내 여행지에서 자본과 인력이 충분치 않은 중소업체들이 단기렌터카 물량의 대부분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품질 유지'가 잘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홈페이지 등 중소 렌터카 업체를 알 수 있는 방안도 마땅치 않아 소비자들은 사실상 해당 업체에 대한 정보도 제대로 알지 못한채 차를 빌리게 된다. 차량 상태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렌트비, 보험료가 책정되는 등의 피해 사례도 발생한다.


아반떼 이틀 빌리는데 29만원?..렌터카 가격비교 '앱' 써보니
이런 상황에서 렌터카들의 가격을 비교해주는 '플랫폼 사업'이 생겨났다. 중소업체들과 공급계약을 맺어 각 차량별로 해당 기간동안 보험료를 포함한 렌트 가격이 얼마인지 실시간으로 '앱'을 통해 보여주는 방식이다.

플랫폼 업체들은 중소업체들에 인터넷 서비스망, 전산관리시스템 등 '인프라'를 제공하고 약간의 수수료만 받는다. 렌터카업체는 더 많은 고객을 손쉽게 만날 수 있고, 소비자들 역시 가격비교·업체 후기 등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렌트가 가능하다.

스타트업 팀오투의 '카모아'가 이들 플랫폼 중 선두주자다. 수기로 리스트를 작성하거나, 엑셀로 일일이 사람이 관리하던 중소업체들에 통합 전산관리시스템(ERP)을 무료로 도입해 렌터카 가격비교 앱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플랫폼 사업은 중기적합업종에도 해당되지 않아 카카오모빌리티의 '딜카' 등 대기업 진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카모아의 올 상반기까지 누적 이용객은 93만명에 달한다. 재이용률도 28%로 업계에서 매우 높은 수준이다.

가격비교 앱 카모아 제주도서 직접 써보니…'보험료 포함'된 최저가 렌터카가 눈앞에 펼쳐졌다
/사진=이강준 기자/사진=이강준 기자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제주도에서 탈 렌터카를 직접 '카모아'를 통해 예약해봤다. 앱 전체적으로 '간편성·직관성'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입은 카카오톡 계정을 연동해 앱에서 나오는 광고 문구대로 3초만에 가입이 가능했다.

차량 검색도 쉬웠다. 차종별로 예약 가능한 렌터카 리스트가 나왔으며 '#오픈카' 등 콘셉트에 맞는 차량을 선별해서 최저가 차량을 볼 수도 있었다.
카모아 앱 캡처. 보험료가 포함된 실제 결제액 기준으로 최저가 렌터카들이 제공된다./사진=이강준 기자카모아 앱 캡처. 보험료가 포함된 실제 결제액 기준으로 최저가 렌터카들이 제공된다./사진=이강준 기자
가장 좋았던 점은 '보험료'가 포함된 렌터카 가격으로 최저가를 비교해준 부분이었다. 기존에 인터넷을 통해 렌터카 최저가를 검색해보면 보험료를 제외한 차량 렌트비용만 보여줘 가격이 저렴해보이게 만드는 일종의 상술을 사전에 차단했다. 차량에 대한 상세정보, 렌터카 업체 후기, 카카오톡 알림을 통한 제주도 여행 안내 등의 정보도 쏠쏠했다.

결제는 앱 상에서 바로 이뤄져 현장에서 추가로 결제하는 등 번거로운 과정도 없었다. 덕분에 차량 인도도 간편해져 피로감도 덜했다. 직원들이 운전면허증을 직접 확인하는 등 안전 관련된 검증은 철저했다.
/사진=이강준 기자/사진=이강준 기자
한계점도 있었다. 업체별 후기는 알 수 있었지만, 아반떼·K5 등 특정 차량에 대한 관리 상태나 세세한 정보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실제 차량 사진이 아니라 제품 사진이 제공되는 점도 아쉬웠다. 또 플랫폼 사업 특성상 렌터카 대여 과정 중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 여행객이 난감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도 있다.

렌터카 업계 관계자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업계 전반에 안좋은 이미지를 줬던 것만큼, 가격비교 앱 등 플랫폼 사업이 성장하는 건 환영할 일"이라며 "다들 업력이 짧은만큼 비즈니스 모델 확충, 문제 발생시 보상 등 개선해야할 부분도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사진=이강준 기자/사진=이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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