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현 대표 "독보적 mRNA기술 통해 바이오 상생적 혁신 이룰 것"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1.08.30 07:01
글자크기

펨토바이오메드, 물질을 세포에 직접 삽입하는 전달 기술 보유
세포치료제 등 개발 공정 획기적 단축 기대

이상현 대표 "독보적 mRNA기술 통해 바이오 상생적 혁신 이룰 것"


'세포치료제 분야 누구와 무엇이든 협업이 가능한 회사. 동시에 그 핵심 기술을 제공하는 회사'

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해 거쳐야 하는 중간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는 물질전달 플랫폼 기술 '셀샷(Cellshot)'을 보유한 이상현 펨토바이오메드 (8,600원 ▼50 -0.58%) 대표의 궁극적 목표다. 유수의 대형 글로벌 제약사들이 단일 품목 개발에만 매진해도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세포치료제 분야에서 다소 무리한 목표로도 들린다. 하지만 이 대표의 자신감 배경엔 미국 원천특허를 획득한 기술력이 있다.

셀샷은 3세대 바이오의약품의 핵심으로 꼽히는 항암 세포치료제(CAR-T/NK) 분야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CAR-T 치료제의 경우 인체에서 채취한 T세포가 암 세포를 공격하도록 바이러스로 유전정보를 변형 및 배양해 환자에게 재주입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하지만 T세포를 배양하고 재주입하는 공정이 복잡해 1회 치료에 수억원을 호가하는 배경이 되기도 한다. 바이러스를 사용하는데서 오는 세포성질 영구변환 가능성도 부담이다.



셀샷은 나노 주사기를 통해 물질을 세포에 직접 삽입하는 비바이러스 무매개체 세포 형질 전환 플랫폼이다. 바이러스라는 매개를 사용하지 않아 위험성은 물론, 중간 공정 역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플랫폼 기술 특성상 특정 암종에 국한되지 않는 범용성도 특징이다.

특히 올해 초에는 변형이 쉽게 일어나는 mRNA를 세포에 직접 주입해 NK(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면역세포)세포치료제 상용화를 위한 전달 실험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최근 화이자와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에 활용되며, 그 가치가 돋보이고 있지만 전달이 가장 까다로운 물질로 꼽히는 mRNA를 활용해 치료제를 개발하는 어떤 업체와도 파트너십이 가능해진 셈이다.



이상현 펨토바이오메드 대표는 "mRNA 전달이 성공한 것은 회사 입장에서 사업 초기화 단계에 구상했던 것이 실현된 고무적인 사례"라며 "국내외에서 다음달까지 특허를 출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포스텍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에서 유체역학으로 박사 과정 중이던 이 대표는 세포역학 권위자였던 지도교수의 영향으로 바이오메디컬 연구를 접하면서 레이저를 활용한 나노 기술 분야 개발에 빠져들었다. 이후 세포를 조작하는 기술 연구를 통해 2010년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나노텍에서 나노전극으로 가동하는 세포 크기의 초소형 펌프기술에 대한 연구논문을 실으며 미세유체 전문가로 이름을 알렸다. 해당 성과에 포스텍에서 교수직을 제안하기로 했지만, 기술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이 대표는 추가 연구를 위한 창업을 선택한다.

호기롭게 사업을 시작했지만 초기 상황은 열악했다. 벤처기업으로서 투자 유치가 간절했던 상황에서 당시 가치가 부각되지 않은 바이오업종 벤처에 쉽게 손을 잡아줄 기관 투자자를 찾기 힘들었던 탓이다. 핵심 요소인 레이저 장비까지 빌려가며 소수 엔젤투자를 통해 사업을 이어가던 펨토바이오메드는 2014년 나노주사기 관련 특허의 첫 출원 이후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뒤, 2018년 미국에서 셀샷 원천 특허를 획득하며 높아진 가치에 이듬해 코넥스 상장까지 이른다.


현재 기술특례를 통해 코스닥 이전 상장을 준비 중인 펨토바이오메드는 기술평가 준비에 한창이다. 확보된 원천기술을 통해 기술력은 증명했지만, 기업평가를 위한 사업성 입증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유수의 기업 및 의료기관과 셀샷을 활용한 사업모델 협업 논의를 시작했다. 연내 기술평가 돌입이 목표다.

셀샷 플랫폼은 항암 분야를 넘어 다양한 물질의 효율적 전달력을 높이는데 활용 가능하다. 회사는 이 같은 기술성을 알리기 위해 경기도 분당에 클린룸을 완성해 오픈랩으로 활용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관심이 있는 기업과 의료기관이 기술과 장비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일종의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의약품 개발사의 경우 보유 파이프라인과 셀샷 기술 호환 여부를 확인해 잠재적 파트너로 발전할 수 있게 된다. 오픈랩은 분당에 그치지 않고 경기도 판교와 미국에도 설치할 계획이다.

이상현 대표는 "세계적으로 소수에 불과한 세포조작 공급사를 제외하면 국내외 모든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잠재적 협력자인 만큼 신약 개발 분야 상생적 혁신이 가능하다고 본다"라며 "성장하고 있는 산업 내 다양한 플레이어들과 협업 가능하다는 강점을 통해 국가 바이오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