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야홍' '어대홍'…마지막 대권 도전 홍준표, 2030 지지율이 심상찮다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2021.08.29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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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B&B타워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마친 뒤 취재진과 비대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홍 의원은 이날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B&B타워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마친 뒤 취재진과 비대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홍 의원은 이날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마지막 대권 도전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 '꼰대' 정치인의 전형으로 알려졌던 홍 의원의 20·30 지지율 상승세가 뚜렷하다.

젊은 층에선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이란 인터넷 밈(mem)도 유행한다. 자신의 상징인 빨간색 넥타이까지 바꾸면서 이미지 변신을 꾀한 홍 의원이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마지막 변수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집스러워" 지적에 빨간 넥타이 포기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20일 광주를 찾아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남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홍 의원은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20일 광주를 찾아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남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홍 의원은
홍 의원은 마지막 대권 도전으로 알려진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드레스 코드를 과감하게 바꿨다. 홍 의원의 퍼스널 컬러라고 여겨진 빨간색이 아니라 푸른색 계열의 옷을 입는 것이다.

최근 공식 행사에서 홍 의원은 하늘색 마스크와 파란색 옷을 계속 입었다. 지난 17일 공식 대선 출마 선언에서도 홍 의원은 남색 계열의 정장을 입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넥타이'다. 빨간색 넥타이는 홍 의원에게는 상징과도 같았다. 그러나 어느새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등장하는 홍 의원을 보기가 어려워졌다.



홍 의원은 대선 출마 선언 행사에서 파란색 넥타이를 착용하는 이유를 묻는 말에 "푸른색이 희망을 상징한다"며 "붉은색으로 자꾸 매니까 고집스럽게 보인다는 지적이 하도 많아 우리 당 상징색 중 하나인 파란색을 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선 캠프의 상징도 네잎 클로버를 입에 문 '파랑새'다. 홍 의원 캠프는 "힘들고 지친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선진국 시대의 희망이 되겠다는 뜻에서 정했다"고 밝혔다.

'레드준표'라는 별명까지 얻은 홍 의원이 갑자기 자신의 상징색을 바꾸려는 것은 이번 대선에서 이미지 변신에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각오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홍 의원이 스스로 밝혔듯 붉은색은 열정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강고하고 고집스러운 인상도 준다. '꼰대'·'막말 정치인' 이미지가 강한 홍 의원으로서는 이런 이미지를 벗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파란색 계열을 강조하여 부드러운 이미지로 중도 확장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무야홍'·'어대홍', 인터넷 유행어 소개한 홍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케이타워에서 당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9.1.30/뉴스1 /사진=김창현 기자 chmt@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케이타워에서 당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9.1.30/뉴스1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홍 의원은 이른바 'MZ 세대'에서의 인기를 스스로 어필하고 있다. 그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무야홍'이 유행이랍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썼다.



'무야홍'이란 '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라는 뜻으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홍 의원을 지지하는 젊은 누리꾼들이 자주 사용하는 유행어다.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파생된 '무야호'라는 인터넷 밈을 패러디한 것이기도 하다.

비슷한 유행어로 '어대홍'과 '돌돌홍'도 있다. 각각 '어차피 대통령은 홍준표'·'돌고 돌아 대통령은 홍준표'라는 뜻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홍 의원을 지지하는 젊은 누리꾼들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홍 의원은 지난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무야홍'에서 '어대홍'이 될 수도 있다"며 스스로 이 표현을 사용한 바 있다.



MZ 세대에 구애하는 메시지도 내기 시작했다. 홍 의원은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오늘 선릉역 부근에서 배달 오토바이를 타던 젊은 플랫폼 노동자가 화물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고 소개하며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죄송한 마음 금할길 없다. 청년들의 꿈과 희망을 앗아가고 청년들의 가슴을 옥죄는 이런 폭압 정권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홍준표 "호남에서 내가 야권 후보 1위… 이래도 역선택이냐?"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방문해 김호일 회장 등 집행부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8.18/뉴스1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방문해 김호일 회장 등 집행부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8.18/뉴스1
실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홍 의원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홍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 광주·전남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놀라운 변화"라고 자평했다.

여론조사업체 리서치뷰가 kbc 광주방송·JTV 전주방송 의뢰로 지난 22~23일 광주·전남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을 조사해 26일 발표한 결과, 범보수 대통령 후보 적합도에서 홍 의원은 18.5%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다. 뒤이어 △유승민 16.8% △윤석열 9.0% △안철수 7.8% 순이었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p다. 응답률은 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여야 후보를 모두 합친 차기 대통령 적합도에서는 홍 의원이 4.6%의 지지율로 △이재명 경기지사 40.2%, △이낙연 전 대표 26.0%, △윤석열 전 검찰총장 7.4%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다만 연령별로 보면 20대의 홍 의원 지지율은 13.7%로 윤 전 총장(6.7%)보다 두 배 이상 지지율이 높다.

홍 의원은 이와 관련해 "여당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1위이고 야당에서는 제가 1위"라며 "이래도 이것을 역선택이라고 하시겠냐"고 따졌다.

이어 "대선 투표를 영남 사람만 하느냐. 그간 호남 동행이라고 외친 것은 모두 속임수였냐"며 "좁은 우물 속에 갇혀 큰 세상을 못 보는 일부 사람들이 참 안타깝다"고 밝혔다.



앞서 홍 의원 지지율 상승이 여권 지지자들의 역선택으로 인한 현상이며 실제 지지율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었는데 이런 해석이 타당하지 않다고 꼬집은 것이다. 역선택이란 경쟁 정당 지지자들이 경선을 방해할 목적으로 고의로 약체 후보에 투표하는 행위를 뜻한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은 "역선택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윤 전 총장이나 최 전 원장 등 '뉴보이'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 누구나 기대를 하게 되는데 이 사람들이 정치를 시작하고서 보이는 모습이 그다지 참신하지 않거나 새로운 정치 기대감을 충족시키는 데 실패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홍 의원에 유입되는 지지자 계층을 보면 윤 전 총장의 빠지는 지지율을 홍 의원이 거의 흡수하고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거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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