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은 사퇴…'부동산 투기의혹' 남은 의원 24명, 지금 어디에?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1.08.2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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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의 사퇴에 정치권은 부동산 투기의혹의 수렁에 빠졌다. 여야 의원들은 연일 부동산 투기의혹을 둘러싼 날선 공방을 펼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 의원 사퇴의 진의를 의심하는 한편 야당인 국민의힘은 과거 민주당의 무늬 뿐인 징계를 꾸짖는다.

이번 갈등의 원인은 서로 납득할 만한 징계처분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부동산 투기의혹을 받는 여야 의원 중 의원직을 상실한 의원은 단 한 명도 없다. 당적을 잃은 민주당 비례의원만 2명 있을 뿐이다. 나머지 의원들은 어떤 징계를 받았으며 현재 어떤 상황일까.



국민의힘, 12명 중 절반 소명완료 '셀프면죄부'…윤희숙 사퇴 초강수
/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국민의힘은 지난 24일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가 통보한 부동산 투기의혹 12명에 대한 징계처분을 내렸다. △강기윤 △이주환 △이철규 △정찬민 △최춘식 △한무경 등 총 6명 의원에 대해 탈당을 요구했다. 비례의원인 한 의원은 출당 조치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비례의원은 출당 조치시 의원직은 유지할 수 있다.

나머지 △김승수 △박대수 △배준영 △송석준 △안병길 △윤희숙 등 6명의 의원에 대해서는 충분한 소명 절차를 거쳤다며 별다른 징계처분은 내리지 않기로 했다.



징계 처분을 받은 의원 중 가장 먼저 움직인 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소속 의원들이다. 징계처분이 내려진 당일 △안병길 △정찬민 △한무경 의원은 윤석열 캠프 내 보직을 내려놨다. 윤석열 캠프의 조직본부장을 맡고 있던 이철규 의원도 26일 본부장직에서 사퇴했다.

윤석열 캠프 측은 "윤 전 총장과 캠프에 누를 끼치지 않겠다는 본인(이철규 의원)의 의사가 강해 캠프는 이 본부장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하이라이트는 윤 의원의 의원직 사퇴다. 그는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대선 레이스 하차와 함께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윤 의원에 대한 별도의 징계처분도 없는 상태다. 윤 의원은 "정권교체 명분을 희화화할 빌미를 제공하지 않겠다"며 사퇴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윤 의원이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고 해서 바로 의원직을 상실하는 건 아니다. 의원직 사퇴를 위해서는 국회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를 거쳐야 한다. 또 재적의원 과반이 참석해 이 중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민주당의 윤 의원 사퇴의 진의를 의심하는 이유다.

한편 지도부로부터 탈당 요구를 받은 나머지 의원들은 억울함을 호소하면서도 별다른 거취 표명은 하지 않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탈당 요구는 10일 이후 자동 제명되는 탈당 권유와 달리 강제성이 없다. 탈당 요구를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강제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징계를 담당하는 윤리위원회가 필요하지만, 현재 국민의힘 내 윤리위는 설치돼 있지 않다.



'용두사미'로 남은 더불어민주당 탈당 권유…비례대표 2명만 제명, 의원직은 유지
/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앞서 지난 6월 권익위로부터 자당 의원 12명에 대한 투기의혹을 전달 받은 민주당의 상황은 어떨까. 일단 결과부터 얘기하면 부동산 투기의혹을 받은 12명 중 10명은 당적을 유지했다. 비례대표인 양이원영, 윤미향 의원만 의원 총회를 거쳐 제명돼 출당됐다. 물론 의원직은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은 양이원영 의원과 윤미향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김수흥 △김주영 △김한정 △김회재 △문진석 △서영석 △임종성 △우상호 △오영훈 △윤재갑 등 10명의 의원에게 탈당 권유를 내렸다.

이 중 △김주영 △문진석 △서영석 △임종성 △윤재갑 의원 등 5명은 탈당계를 제출하며 지도부의 뜻을 수용했고, △우상호 △김수흥 △김한정 △김회재 △오영훈 의원 등 5명은 탈당을 거부했다.



문제는 민주당의 경우 국민의힘과 달리 탈당 권유에 강제성이 없다. 탈당 권유를 거부하더라도 강제 출당 조치되지 않는다. 민주당 지도부는 탈당계를 제출한 의원에 대해서도 탈당을 거부한 의원들과 함께 출당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차일피일 결정을 미뤄왔다.

결국 탈당계를 제출한 의원 5명 역시 당적이 유지됐다. 이들 의원은 의원 총회 등 당 공식 일정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개별적으로는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경찰 조사 등을 통해 부동산 투기의혹을 벗은 의원들은 속속 복귀하고 있다. 송영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부동산 투기의혹에서 벗어난 우상호 의원과 서영석 의원에 직접 환영의 뜻도 밝혔다.



이에 민주당의 탈당 권유가 정치적 쇼가 아니었냐는 비판도 나온다.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24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송 대표가 탈당 권유를 했다가 흐지부지되지 않았냐"며 "자꾸 정치를 그렇게 '보여주기식'으로, '쇼'처럼 하는 건 마뜩잖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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