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부활은 기약없는데…관계사들 구설수

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2021.08.29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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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싸이월드제트는 "지분관계 없어"

/사진=싸이월드제트/사진=싸이월드제트


추억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싸이월드' 개장이 기약 없이 미뤄진 가운데, 싸이월드B·싸이월드W 등 싸이월드 이름을 단 법인이 잇따라 등장해 구설에 오르고 있다. 싸이월드 운영사는 이들 법인과 "지분 관계가 없다"며 선을 긋는 모습이다.

27일 법원 인터넷등기소에 따르면 싸이월드 이름을 쓰는 법인은 총 6개다. 이 중 옛 싸이월드 법인과 현재 운영사인 싸이월드제트(Z)를 제외하고 싸이월드와의 관계를 주장하는 곳은 △싸이월드랩스 △싸이월드B △싸이월드W 등 총 세 곳이다. 지난달 싸이월드L도 신설됐지만 다른 법인과 영문명이 다른 데다, 아직 이렇다 할 활동이 없다.



싸이월드제트 "처음 듣는 회사"…싸이월드B·W "패밀리 기업"
싸이월드랩스는 싸이월드제트의 주주사다. 싸이월드 이용자 응대를 위한 개인정보 수탁 업체이기도 하다.

싸이월드제트는 지난 2월 전제완 전 싸이월드 대표로부터 10억원 상당의 임금채권을 해결하는 조건으로 서비스 운영권을 인수했다. 싸이월드제트는 5개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설립한 법인으로, 출자사는 코스닥 상장사인 스카이이앤앰·인트로메딕과 2019년 설립된 싸이월드랩스(구 베타랩스)만 공개됐다.



반면 싸이월드B·W는 싸이월드제트와의 지분 관계가 명확지 않다. 그런데도 싸이월드란 이름을 앞세워 보폭을 넓히는 중이다. 싸이월드B는 '싸이월드의 블록체인 기술기업'이라 소개하며 부산버스운송조합·NXG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싸이월드W는 '싸이월드제트의 자회사'라며 퓨쳐스트림네트웍스, 현대백화점면세점과의 MOU 소식을 전했다.

싸이월드제트는 이들 기업과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싸이월드제트 관계자는 "싸이월드랩스는 주주사가 맞지만, 싸이월드B는 처음 듣고 싸이월드W와도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곳은 싸이뮤직 뿐"이라고 덧붙였다.

싸이월드Z 경영진이 운영하는데 몰랐다?…싸이월드랩스 "업무협력관계 맞아, 혼선 사과"
이들 회사에는 싸이월드제트 사내이사들이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싸이월드랩스와 싸이월드B는 김호광 싸이월드제트 공동대표의 개인회사다.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부산에 본사를 둔 싸이월드B는 지난 6월에 설립됐다. 사업목적엔 소프트웨어개발·공급업, 블록체인기술개발업 등을 기재했다. 싸이월드W는 위플레이가 5월에 사명을 바꾼 회사로, 경영진에 최무겸 싸이월드제트 사내이사가 이름을 올렸다. 김호광 대표도 감사를 맡았다.

정작 싸이월드제트는 MOU 기사를 보고 이들 법인명을 알았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혼선을 드려 죄송하다"며 "조만간 명칭을 정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싸이월드랩스 관계자는 "당사는 김 대표 소유의 기술회사로 싸이월드의 메인넷 개발을 맡고 있다"며 "싸이월드B·W도 패밀리 회사나 사업영역이 달라 전략적으로 구분한 것뿐, 싸이월드 서비스를 담당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싸이월드W 관계자도 "싸이월드W가 싸이월드제트의 자회사라는 내용은 업무협약 과정에서 잘못 전달된 것"이라며 "다만 싸이월드제트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상호 협력하에 음성기반 채팅 SNS를 공동 준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싸이월드 유명세로 싸이클럽 띄우기?"
/사진=싸이클럽/사진=싸이클럽
일각에서는 컨소시엄 관계사들이 암호화폐 '싸이클럽'을 띄우기 위해 싸이월드 유명세를 이용하는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싸이클럽은 MCI재단이 지난해 9월 빗썸에 상장한 'MCI코인'이 이름을 바꾼 암호화폐다. 지난 4월 싸이월드제트는 MCN 사업을 하는 MCI재단과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었고, 6월엔 MCI코인을 싸이클럽으로 리브랜딩 했다. 새롭게 개장하는 싸이월드 생태계에서 싸이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를 선보인다는 계획에서다. 이때문에 싸이클럽은 '싸이월드 코인'으로 불리고 있다.

이같은 소식이 이어지자 싸이클럽 가격이 급등했다. 3월 말 24원이었던 싸이클럽은 싸이월드 협약 소식이 전해진 후 4월 13일 한 때 94원까지 치솟았다. 리브랜딩이 이뤄진 6월 2일에도 40원이었던 코인 가격이 순식간에 56원까지 40% 올랐다. 그러나 싸이월드 재개장일이 계속 미뤄지면서 싸이클럽 가격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싸이클럽(구 MCI코인)은 싸이월드제트와의 협약 소식이 전해진 4월, 리브랜딩한 6월 가격기 급등했다./사진=암호화폐거래소 빗썸 캡처싸이클럽(구 MCI코인)은 싸이월드제트와의 협약 소식이 전해진 4월, 리브랜딩한 6월 가격기 급등했다./사진=암호화폐거래소 빗썸 캡처
싸이월드 서비스 부활과 싸이클럽 시세가 운명을 같이하는 셈이다. 더욱이 싸이월드W의 전신인 위플레이는 MCI재단의 한국법인이다. 사실상 싸이클럽 운영사가 싸이월드W인 것이다.

이에대해 싸이월드W 측은 "싸이월드제트 생태계는 MCN으로 변화하는 SNS시장에서 메인넷 구축과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의 지급수단으로 기능확보를 최종목적으로 한다"면서 "싸이월드 생태계의 다양상을 구축하고 싸이클럽의 활용도 확장을 위한 목적으로, 시세부양을 위해 사업을 전개한다는 것은 오해"라고 해명했다.

한편, 싸이월드는 이달 초 자동으로 아이디를 찾고, 일부 저장된 사진을 보여주는 등의 맛보기 서비스를 선보였다. 오는 31일까지 도토리 환불 신청도 받는다. 다만 정식 서비스 개시는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싸이월드는 당초 3월에 서비스를 재개할 예정이었으나, 각종 이유를 들며 시기를 5월-7월-8월로 세 차례나 미뤘다.

이에 대해 싸이월드제트 측은 "서비스 재개일을 공개하고 수차례 못 지킨 전례가 있어 신중을 기하는 중"이라며 "현재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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