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일본 자위대 C-130 수송기가 아프가니스탄의 일본인을 대피시키키 위해 사이타마현 사마야의 공군기지에서 이륙을 하고 있다. /AFP=뉴스1
27일 일본 공영방송 NHK는 아프가니스탄 카불로 파견된 자위대 수송기가 현재까지 단 한 명도 대피시키지 못한 가운데 카불 국제공항 인근에서 폭탄 테러까지 발생하자 `대피 작전 포기`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날 저녁 카불 국제공항에서 약 250m가량 떨어진 배런 호텔에서 연쇄 자살폭탄 테러가 발행해 미군 등 수십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배런 호텔에는 카불 탈출을 앞둔 사람들이 묵는 숙소다. 이번 테러 주체로 추정되는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자신들이 공격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외곽에서 발생한 IS 소행의 연쇄 자살폭탄 테러로 발생한 부상자가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AFP=뉴스1
앞서 한국 정부는 비밀리에 시행한 작전명 `미라클`(기적)로 명명된 이송 작전을 통해, 미국과 거래하는 아프가니스탄 버스회사의 버스 6대에 대피자들을 태워 카불 공항 진입에 성공했다.
반면 일본은 자위대 수송기 탑승을 원하는 대피 희망자들에게 스스로 공항까지 이동할 것을 요구했다. 카불에 도착한 자위대원 또는 외무성 직원은 공항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공항 내에서 대피 희망자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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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재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카불 공항으로 가는 길을 탈레반에 의해 전면 차단된 상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IS의 폭탄 테러로 인해 공항 근처 상황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으로 일반인이 군인 등의 도움 없이 자력 이동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는 요미우리에 "현지 직원들이 탈레반을 두려워해 공항으로 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자위대의 대피 작전 실패를 시사했다.
한편 일본 당국이 수송기 급파 전부터 대피 작전을 언론 등에 공개하며 탈레반 심기를 건드린 것도 대피 작전 실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일본 언론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으로 파견되는 수송기의 이륙 준비 등 대피 작전 과정을 자세히 전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전날 후지뉴스네트워크(FNN) 인터뷰에서 "군의 주둔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자위대의 철수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