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중립" 외쳤지만…전기 만드느라 뿜은 탄소 '사상 최대'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1.08.27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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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싱크탱크 앰버 "팬데믹 이전보다도 늘어"

미국 펜실베니아 체드윅에 있는 화력발전소. /사진=AFP미국 펜실베니아 체드윅에 있는 화력발전소. /사진=AFP


지구촌이 기후변화에 따른 최악의 폭염과 가뭄 또는 폭우 등으로 몸살을 앓은 가운데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전력생산 부문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력수요 급증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무너진 경제가 회복했다는 긍정적인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전력수요가 친환경 에너지 생산 증가 속도를 넘어서고, 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 비중이 여전히 큰 만큼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우려를 더 키우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영국 싱크탱크 엠버(Ember)의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상반기 전력수요와 탄소 배출량이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전(2019년 상반기) 대비 각각 5%가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탄소 배출량은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에 달했다.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고자 탄소 배출량을 줄이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 세계 197개국은 파리기후변화협정을 기반으로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파리기후변화협정은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2℃ 미만으로 유지하고, 1.5℃로 억제하고자 오는 2050년까지 탄소 순 배출량 `제로`(0) 를 목표로 설정했다. 협정에 참여한 197개국은 협정 목표 달성을 기반으로 각국의 탄소 감축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탄소 배출 `제로`를 위해 화석연료에 의존했던 기존 산업 시스템을 친환경 또는 청정에너지 기반으로 전환하겠다는 등의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에너지 투자는 아직 초기 단계로 전력생산은 여전히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 보고서는 지난해 전 세계 전력생산의 61%가 화석연료에 의해 이뤄졌다며,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전 세계적 경각심에도 올 상반기 친환경 에너지 사용 비중이 크게 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주요 20개국(G20) 회원국 중 사우디아라비아(100%), 남아프리카공화국(89%), 인도네시아(83%), 인도네시아(89%), 멕시코(75%), 호주(75%) 등 5개국 전력의 75% 이상이 화석연료에서 나왔다. 또 전 세계 화석연료 전력 생산의 77%가 아시아에서 발생했고, 이 가운데 중국의 비중은 53%로 독보적으로 높았다. 2015년 중국의 화석연료 전력생산 비중은 44%였다.

데이브 존스 엠버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기간 석탄 에너지 비중이 소폭 줄어들긴 했지만 목표 달성에는 여전히 크게 부족한 수준"이라며 "우리는 석탄 에너지 대체를 위한 친환경 에너지 시설 설립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2029년까지 지구 평균온도 상승 1.5℃ 억제를 위해선 화석연료 전력생산을 지금보다 80% 축소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세계에너지기구(IEA)는 앞서 올해 전 세계 화석연료 전력생산이 전력수요 회복 여파로 다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한편 앰버는 속도가 더디긴 하지만 일부 국가의 친환경 에너지 전력생산 비중이 늘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전 세계의 풍력과 태양광 전력생산량은 2015년 대비 두 배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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