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V'부터 '유미의 세포들'까지…한국 만화 어디까지 왔나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1.08.2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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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대 만화 전문 축제 '제24회 부천국제만화축제' 내달 개막…웹툰산업·젠더이슈 등 조망

국내 최대 만화 전문 페스티벌인 '제24회 부천국제만화축제'가 9월4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사진제공=한국만화영상진흥원국내 최대 만화 전문 페스티벌인 '제24회 부천국제만화축제'가 9월4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사진제공=한국만화영상진흥원


한국산 웹툰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국내 만화산업이 콘텐츠 한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진출·웹툰 IP(지식재산권) 확장·젠더 갈등 해결 등이 만화시장 주요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만화·웹툰 작가들과 업계 종사자, 그리고 국내 만화 마니아들이 '만화의 메카' 경기 부천시에 모여 한국 만화의 앞날을 조망한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하 진흥원)과 부천국제만화축제 운영위원회는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다음달 4일부터 9일 간 '제24회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를 개최한다고 밝히며 올해 일정과 주요 라인업을 발표했다.



부천국제만화축제는 아시아 최대 만화 전문 축제다. '부천만화대상' 선정을 비롯, 다양한 만화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올해 행사는 '로보트 태권V'로 유명한 한국 만화의 거장 김형배 만화가가 운영위원장을 맡았다. '뉴노멀, 새로운 연결'을 주제로 코로나19(COVID-19)를 고려해 비대면 온라인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한다.

웹툰의 앞날, 젠더 고민까지
 부천국제만화축제 유수훈(왼쪽부터) 축제총괄감독, 김형배 축제운영위원장, 이용철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문화진흥실장이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하고 있다. 축제는 오는 9월 4일~12일까지 9일간 '뉴노멀, 새로운 연결'을 주제로 전면 온라인으로 개최된다. 2021.08.26. pak7130@newsis.com 부천국제만화축제 유수훈(왼쪽부터) 축제총괄감독, 김형배 축제운영위원장, 이용철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문화진흥실장이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하고 있다. 축제는 오는 9월 4일~12일까지 9일간 '뉴노멀, 새로운 연결'을 주제로 전면 온라인으로 개최된다. 2021.08.26. [email protected]
1998년 부천만화축제로 시작한 부천국제만화축제는 국내 만화산업 흐름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올해 주요 만화 수상작 전시와 함께 마련한 온라인 프로그램으로 웹툰을 크게 조명하는 이유다. 한국에서 시작해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형식과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주는 웹툰이 글로벌 만화시장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지난해 국내 만화산업 매출은 전년 대비 2900억원 가량 늘어난 1조6200억원으로 조사됐다. 2019년 4600만 달러(538억 4300만원)였던 만화 수출액도 6400만 달러(749억 1200만원)로 급증했다. 네이버, 카카오 플랫폼의 해외 진출과 함께 '신의 탑', '스위트홈' 등 양질의 작품들이 활약하고,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확대 재생산되면서다.

이에 따라 올해 부천국제만화축제는 축제 기간 동안 4회에 걸쳐 '웹툰 쇼케이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드라마로 제작되는 웹툰 '유미의 세포들'의 이동건 작가가 1000여명의 팬들과 '랜선 팬미팅'을 통해 소통하고 네이버 웹툰, CJ ENM의 OTT(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플랫폼 티빙(TVING) 등 관련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K웹툰의 가능성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토론할 예정이다.

유수훈 부천국제만화축제 총괄감독은 "웹툰의 확장사례와 2차 제작물로 나온 콘텐츠들이 거둔 성과가 어느정도인지, 웹툰산업 확대에 따른 문제점과 향후 가능성에 대해 진단하려 한다"고 말했다.


사회 문제로 대두된 젠더 갈등에 대해서도 고민한다. 웹툰 '두 여자 이야기'로 해외에서 유명한 송아람 작가와 프랑스 만화가 엠마가 위근우 칼럼니스트와 대담을 통해 웹툰의 젠더 역할론을 다루고, 관련 포럼도 진행한다. 1020 세대에서 남성 간 사랑을 다루는 BL장르가 유행하고, 최근 웹툰 작품에서 논란이 된 외모지상주의 등 올바른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정립이 필요하단 판단이 작용했다.

만화시장 저변 확대에 나선다. 만화·애니메이션 마니아층을 대상으로 한 코스프레 영상 공모전 'Cosplay@Home'과 일반 관람객이 코믹 콘셉트로 선보인 저비용 코스프레 사진 공모전 '니.코.쩔(니 코스프레 쩔더라)' 행사를 진행한다. 만화생태계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해 독립만화, 일러스트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콘텐츠를 홍보·판매하는 독립만화마켓도 열 예정이다.



김형배 부천국제만화축제 운영위원장은 "오프라인 활동이 제약된 우리 일상에서 이번 축제를 통해 다양한 연결 방식을 통해 역동적인 만화 세계와 즐거움을 보여주고자 한다"며 "랜선으로 축제를 즐기며 만화와 웹툰에서 힘과 위로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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