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값 일제히 인상…음식료株 바닥 찍고 반등할까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1.08.27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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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농심이 다음달 16일부로 신라면 등 주요 라면의 출고가격을 평균 6.8% 인상한다고 밝힌 29일 오전 서울 한 대형마트에 신라면이 진열돼 있다. 2021.07.29.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농심이 다음달 16일부로 신라면 등 주요 라면의 출고가격을 평균 6.8% 인상한다고 밝힌 29일 오전 서울 한 대형마트에 신라면이 진열돼 있다. 2021.07.29. [email protected]


원재료 가격 상승과 기저 부담으로 약세를 보여온 음식료 업종이 하반기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는 제품 가격 인상이 실적 성장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26일 CJ제일제당 (332,500원 ▲6,500 +1.99%)은 전일 대비 4500원(1.02%) 내린 43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오리온 (95,700원 ▼600 -0.62%)은 전일과 같은 12만5000원을 기록했다.

이날은 소폭 약세를 보였지만 증권가는 올해 하반기 음식료주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그동안 걸림돌로 지적됐던 요인들이 지난 2분기를 끝으로 해소됐다는 이유에서다.



먼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농산물 가격 상승세가 둔화할 것으로 관측됐다. 앞서 라니냐의 영향으로 농산물 공급 과정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농산물, 특히 곡물 가격 상승을 불렀다. 자산 시장에선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이 주도하는 물가 상승) 우려가 나왔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산물 가격 방향성을 가늠하는 제1의 변수는 글로벌 기후, 즉 기상 이변 여부"라며 "라니냐가 발생하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곡물 작황이 악화됐고 곡물 가격 강세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1년 동안은 엘리뇨, 라니냐 등의 기상 이변이 없을 전망"이라며 "신곡 수확에 따른 재고 여건 개선으로 애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음식료 업종의 전년도 호실적은 올해 들어 악재가 됐다.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영향으로 가정 내 가공식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공업체들의 실적이 강세를 보였는데 올해엔 기저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다.

장지혜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은 "2분기를 끝으로 음식료 업종의 기저 부담은 완화되고 있다"며 "곡물 가격 상승세도 완화됨에 따라 원가 상승도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연초부터 가공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도 하반기 음식료주 실적과 주가에 호재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음식료업체 단기 수익성은 악화되지만 이를 제품 가격 인상으로 전가할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긍정적 효과를 낸다는 분석이다.

황 연구원은 "음식료 산업의 경우 한번 오른 제품 가격을 다시 인하하지 않고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는 국면에서 수익성이 눈에 띄게 개선된다"며 "제품 가격 인상은 장기적으로 음식료 기업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오뚜기는 13년여 만에 라면제품 가격을 평균 11.9% 올렸다. 농심과 삼양식품도 4년여 만에 각각 6.8%, 6.9% 라면 가격을 인상했다.

올해 초엔 코카콜라, 해태htb, 동아오츠카, 롯데칠성 등이 음료 제품 가격을 올렸다. CJ제일제당, 오뚜기, 동원F&B는 지난 2월 각사 즉석밥 가격을 7~10% 가량 인상했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음식료 업종 최선호주로 CJ제일제당과 오리온을 꼽았다. 그는 "CJ제일제당은 간편식 시장 내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고 오리온은 꾸준한 신제품 출시로 점유율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도 "CJ제일제당은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및 사업부별 달라진 체력에도 과도한 주가 조정을 겪었고 오리온은 상반기 실적 부진이 마무리되는 국면"이라며 두 개 업종 중심으로 투자를 추천했다.

장 연구원은 롯데칠성, 농심, 오리온을 선호 종목으로 제시하며 "가격 인상 효과와 해외 모멘텀을 보유한 가운데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은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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