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호황 속 바이젠셀 너마저…공모시장 바이오 노심초사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1.08.2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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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호황 속 바이젠셀 너마저…공모시장 바이오 노심초사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이 초대어급의 잇따른 등판으로 역대급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바이오 업종의 활약이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특히 대어급 바이오 IPO로 주목 받은 HK이노엔 (40,950원 ▲100 +0.24%)과 공모 과정에서 흥행에 성공한 바이젠셀 (4,130원 0.00%)이 이달 상장 뒤 비교적 지지부진한 주가흐름을 보이면서 바이오 공모 다음타자의 부담이 커졌다.



안 그래도 최근 공모 시장에서 신약 개발 바이오의 위상이 높지 않은 상황이라 바이오 업종 전체적으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바이오는 연구개발(R&D)을 위해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필수적인데, 공모 시장에서 외면 받을 경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고민이 깊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바이오 기업은 지니너스뿐이다. 올해 IPO 시장의 역대급 호황과 그동안 공모 시장에서 바이오가 쌓아온 위상을 고려하면 초라한 성적표라 할 수 있다.

올해 증시에서 코로나19(COVID-19) 백신 관련 회사 등 일부를 제외하면 신약 개발을 비롯한 바이오 업종의 주가 흐름이 비교적 견조하지 못한 시장 상황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최근 금융감독원이 투자자 보호 명목으로 IPO 기업의 증권신고서를 깐깐하게 관리하는데다 그간 특례요건으로 상장한 바이오 기술 기업의 신약 개발 성공 사례가 거의 없단 인식이 확산되면서 한국거래소의 심사 기준이 엄격해졌단 분석도 나온다.


실제 지난 4월과 5월 각각 상장심사를 청구한 엑셀세라퓨티스와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아직 심사 결과를 받지 못했다. 셀비온과 엔지노믹스는 각각 지난 5월과 7월 상장 심사를 철회했다. 모두 큰 범주로 보면 바이오 업종에 속하는 회사다.

이에 더해 공모 시장에서 투자 수요를 끌어내는 데 성공한 면역세포치료제 개발 회사 바이젠셀이 상장 첫 날 주가가 시초가 대비 19% 급락하면서 바이오 공모 기업의 부담이 커졌다. 현재 주가는 공모가보다 높지만, 공모 당시 높은 투자 수요(수요예측 경쟁률 1271대 1, 청약 경쟁률 886대 1)를 감안하면 아쉬운 주가 흐름이다.

바이젠셀에 앞서 대어급 바이오 공모로 주목 받은 HK이노엔, 에스디바이오센서 (9,460원 ▲260 +2.83%) 역시 상장 뒤 현재 공모가 근처 가격에서 거래 중이다. 나란히 상장 첫 날 고점을 찍은 뒤 약세 흐름을 타고 있다. 최근 신규 상장한 뒤 주가가 공모가의 2배 이상으로 뛴 카카오뱅크, 아주스틸, 브레인즈컴퍼니, 플래티어, 윈티드랩 등과 비교된다.

메타버스 관련주로 거론된 맥스트는 지난 7월 27일 상장하자마자 '따상상상'(상장 첫 날 공모가의 2배 가격으로 시초가 형성한 뒤 3거래일 연속 상한가)으로 공모주 투자자에게 대박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공모를 앞둔 바이오 기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먼저 상장한 바이오 기업의 주가가 부진할 경우 후속 기업의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이달 말 청약을 앞둔 에이비온을 필두로 차백신연구소, 바이오플러스가 9월 중 공모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상장 심사가 진행 중인 와이바이오로직스, 지니너스도 후속 바이오 공모의 성패를 지켜봐야 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제약·바이오 업계의 모든 이슈를 끌어당기면서 신약 개발에 대한 주식 시장 관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등 복합적 요인으로 올해 증시에서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 바이오 업종 전반적으로 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증시와 연동된 공모시장에서도 바이오에 대한 인기가 주춤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최근 공모 기업에 대한 가치 평가나 상장 심사가 깐깐해진 경향이 있는데, 현재 이익을 내지 못하는 바이오는 IPO에 고민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올해 워낙 초대어급 공모가 많은데다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IT 쪽으로 관심이 집중되면서 중소형 규모 바이오 벤처가 소외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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