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까지 모든 지자체에 수소충전소…핵심부품도 국산화

머니투데이 세종=안재용 기자 2021.08.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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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넷 인천공항 T2 수소충전소 /사진=안재용하이넷 인천공항 T2 수소충전소 /사진=안재용


#지난 25일 오후 한국의 관문 인천공항 인근에 위치한 하이넷 인천공항 제2터미널 수소충전소(인천공항 T2충전소). 기자가 방문한 당시 인천공항 수소셔틀버스 한대가 충전을 하고 있었다. 충전에 걸린 시간은 길어야 7~8분. 승용차에 들어가는 것보다 4~5배 많은 수소가 필요한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짧은 시간이다. 국내에서 100번째로 구축된 인천공항 T2충전소는 하루 1000kg 이상의 수소를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이다. 전세계 공항에 설치된 충전소들 가운데 가장 크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우선 인프라부터"
현재 인천공항 T2충전소의 주요 고객은 여객터미널을 오가는 수소셔틀버스 7대와 인천공항공사의 업무용 차량들이다. 인근 관광지를 찾는 수소차들이 해당 충전소를 찾지만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공항 이용자가 줄어 채산성을 맞추기 충분하지 않다. 하이넷은 당장 돈이 되지 않는 인천공항에 왜 세계최대 규모의 수소충전소를 지었을까.



수소차 보급을 대폭 늘리기 위해선 무엇보다 인프라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봐서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사람들은 공항버스나 지하철, 택시 등을 통해 전국 각지로 향한다. 국내 최대 공항버스 업체인 공항리무진에 소속된 버스만 250여대다. 일부만 수소버스로 교체되도 온실가스 배출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

하이넷 인천공항 T2 수소충전소 /사진=안재용하이넷 인천공항 T2 수소충전소 /사진=안재용


인천공항 내에서 운용되는 차량도 상당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여객터미널 셔틀버스, 화물수송 등에 사용되는 차량 등 공항에서 운용되는 모든 업무용 차량을 수소차로 교체할 계획이다. 탄소 다배출 산업으로 지목된 항공사들이 지상에서 운영하는 차량을 수소차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내연기관차 종말이 눈앞에 온 것을 고려하면 수소충전소는 오히려 부족할 수 있다.

수소충전소 연내 누적 180기 건설…2025년 전국 시군구당 1기 구축
하이넷 인천공항 T2 수소충전소 /사진=안재용하이넷 인천공항 T2 수소충전소 /사진=안재용
정부는 수소경제 확산을 위해 올해 하반기 70기의 수소충전소를 추가 구축하고 2025년까지 누적 450기를 설치한다. 전국 기초 지방자치단체별로 1기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겠단 청사진이다.

환경부는 이를 위해 일반충전소는 1기당 15억원, 버스 등 상용차 충전소는 1기당 42억원을 지원한다.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충전소 사업자를 돕기 위해 연료구입비를 2025년까지 한시 지원한다. 지원금액은 총 적자의 최대 80%로 책정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4월 적자를 보고있는 충전소 12곳에 평균 1억1000만원의 연료구입비를 지급했다.


수소충전소 인허가 '원스톱' 의제를 도입해 과도한 규제도 풀었다. 수소충전소 설치계획 승인 절차에 따라 개별 법률에 산재돼 있는 각종 인허가 사항을 수소충전소 관련 모든 인허가를 앞으론 환경부가 전담, 처리함으로써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를 막고 인허가 기간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수소충전소, 핵심산업으로 육성…국산화율 높이고 안전성 확보
하이넷 인천공항 T2 수소충전소 /사진=안재용하이넷 인천공항 T2 수소충전소 /사진=안재용
환경부는 수소충전소 구축을 핵심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도 준비했다. 당장 수소충전소 부품 국산화율을 현재 54%에서 내년 78%로 높일 계획이다. 수입에 의존하는 저장용기·압축기 등 핵심부품도 R&D(연구개발)을 통해 국산화한다. 이를 통해 수소경제 글로벌 밸류체인(공급망)의 핵심기지 역할을 하겠다는 복안이다.

국산화 확대는 안전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국내에서 부품조달이 가능해야 원활한 보수·유지가 가능해서다. 부품을 설치·운용하는 과정에서 양성되는 수소충전소 전문인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한 수소충전소는 지난 6월 설치를 완료했음에도 운영하지 못했다. 최종 운영허가를 위해 완성검사를 실시해야하는데, 해외전문가가 코로나19로 오기 어렵다는 소식을 전해와서다.

환경부는 수소문 끝에 국내기업 이엠솔류션과 설비사간 협업을 성사시켜 영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산화 확대로 전문가가 양성돼야 수소충전소 설치확대와 안전성 강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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