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LX그룹 회장/사진=머니투데이DB
반도체 산업과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인연을 설명하는 기사에 꼭 등장하는 단어다. 구 회장은 일찌감치 미래먹거리로 반도체사업을 점찍고 관련 지식을 전문가 수준으로 습득했다. 1998년엔 LG반도체 대표이사를 맡으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꿈꿨지만 1999년 정부의 '빅딜'로 현대전자(현 하이닉스)에 회사를 넘겨야했다. 자의가 아닌 타의로 회사를 넘긴 탓에 구 회장의 상심이 컸다고 전해진다.
20여년전 구 회장의 못다 이룬 꿈이 최근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LG그룹의 유일한 반도체 계열사인 LX세미콘 실적이 고공행진하면서다. 업계에선 구 회장이 LX세미콘을 LX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삼아 반도체 사업을 더욱 확장할 것이라 예측한다.
LX세미콘은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에 주력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회사로 국내 1위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해 초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후 '집콕'이 늘어나면서 스마트폰과 노트북 수요가 늘어났고, 자연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수요도 늘었다. DDI는 없어서 못파는 지경이다. 품귀현상으로 가격 역시 오르면서 LX세미콘엔 호재가 됐다.
구 회장은 최근 LX세미콘 양재캠퍼스에 집무실까지 마련해 현안을 직접 챙기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이 반도체 사업에 애정을 갖고 있다는 것은 유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LX세미콘은 최근 주력 사업인 DDI뿐만 아니라 파운드리 파워칩,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등 사업 범위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 회장이 과감한 투자를 통한 몸 LX세미콘 몸집 불리기에 나설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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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에도 LX세미콘의 실적 호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에 납품하는 OLED TV패널 수요뿐만 아니라 중국기업들의 LCD TV패널 수요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반도체 수요가 많은 LG그룹이 든든한 우군인 것도 LX세미콘의 사업 다각화에 긍정적 요소다. 최근 LG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시설에 향후 3년간 3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증권업계가 수혜업체로 LX세미콘을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