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1.7조 '휴젤' 교두보…허태수號 GS 확 바뀐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1.08.26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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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수 GS 회장/사진=머니투데이DB허태수 GS 회장/사진=머니투데이DB


올해로 취임 2년차를 맞는 허태수 GS 회장이 그룹 체질 개선에 변곡점이 될 승부수를 던졌다.



의료 바이오 분야에 첫 발을 내딛고 향후 바이오 플랫폼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취임 이후 M&A, 사업재편, 과감한 외부인재 등용 등 다양한 '첫 시도'들을 진행해온 만큼 향후 신사업 발굴 및 육성 가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GS는 25일 국내 보톨리눔톡신 1위 휴젤 지분 46.9%(615만6932주)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전환사채 80만1281주를 포함한 인수 대금은 총 1조7240억원이다.



국내에서는 ㈜GS와 IMM인베스트먼트가 각각 1억5000만 달러(약 1747억원)씩 투자했고 해외에서는 중동 국부펀드 무바달라 (Mubadala)인베스트먼트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이에 따라 (주)GS와 IMM인베스트먼트는 공동으로 해외법인(SPC)를 설립, 휴젤의 해외법인(Aphrodite Acquisition Holdings LLC)의 지분 27.3%를 취득하게 된다.

CBC그룹과 무바달라의 투자금액 등은 비공개 원칙에 따라 이날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국내에서는 GS와 IMM인베스트먼트가 참여하고, 해외에서는 CBC그룹과 무바달라가 참여하는 다국적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향후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데 유리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GS도 이사회 멤버로 휴젤 경영에 참여케 된다.

GS가 그룹 출범 이래 의료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기존에 다뤘던 바이오 연료 등 산업 바이오 등과 함께 GS그룹의 바이오 사업 플랫폼으로 휴젤을 활용,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단 의미로 읽혔다.

GS칼텍스는 기존에 바이오 공정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2,3-부탄디올 대량생산에 성공, 친환경 화장품 원료로 시판중이기도 하다.

GS는 이외에도 꾸준히 바이오에 큰 관심을 보여왔는데 대표적 사례가 올 초부터 '더 지에스 챌린지' 공모전을 통해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에 투자에 나선 것이다. 그룹이 이처럼 오픈 이노베이션 형태의 공모전을 연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허 회장은 "휴젤은 검증된 제품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며 "GS그룹의 바이오 사업 다각화를 통해 미래 신사업을 더욱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계에서는 허 회장 취임과 함께 GS가 그동안의 안정적 이미지를 탈피한 일대 변신이 예고됐었다. 허 회장이 IB 업계 몸담은 이력이나 GS홈쇼핑 대표이사를 맡은 시절 '디지털 혁신 전도사'로 불린 점 등에 비춰서다.

예상은 적중했다. 성사되진 않았지만 지난해 GS건설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적극 검토했던 건이나 GS리테일과 GS홈쇼핑이 합병을 통해 그룹 유통 사업 혁신을 도모한 사례다.

올 해 GS리테일은 메쉬코리아 지분에 투자에 이어 요기요 지분 투자에까지 거침없이 나섰다.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 업체로 도약중이란 평가들이 나왔다.

'새 부대'에 담을 '새 술'도 잊지 않았다. 지난해 GS는 임원인사에서 부사장급 외부 인사 3명을 영입했는데 이는 GS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허 회장의 혁신 작업은 현재 허서홍 GS 전무가 이끄는 그룹 내 '미래사업팀'이 조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벤처 투자법인 'GS퓨처스'를 설립해 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해외 유망 벤처 발굴에도 노력 중이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의 바이오 및 기후변화 대응 솔루션 전문 엑셀러레이터인 인디바이오가 조성한 펀드에 투자하는 등 친환경 사업에도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허 회장 취임 이후 GS가 확실히 이전과 다른 다양한 시도들을 진행 중"이라며 "향후 신성장 동력 발굴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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