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최근 발표한 '저출산·고령화 대책 성과분석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해남군에서 출산장려금을 지급받은 여성 10명 중 3명 가량이 출산 6개월 내에 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같은해 출산장려금 지급 종료 이후 여성 831명 중 180명이 6개월 내에 다른 지자체로 전출을 했다는 점이다. 지급 후 시간이 지날수록 해남군을 떠나는 인원은 늘어갔다. 6개월 이후 1년 내에 추가로 60명이 전출하는 등 출산장려금 지급 종료 이후 4년 내에 총 377명이 다른 지자체로 거처를 옮겼다.
앞서 2005년부터 출산지원금 사업을 시작한 해남군은 2012년부터 지원 금액을 대폭 늘렸다. 첫째 출산지원금은 기존 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6배 증가했고, 둘째 출산지원금도 120만원에서 350만원으로 2.9배 늘었다. 인상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그해 0세 인구수가 300여명 증가했고, 2.47명의 출산율을 보여 전국 지차체 중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해남군의 총인구수는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2014년 약 7만7000명이었던 해남군의 인구수는 2018년 7만1900명으로 줄었다. 출산장려금 수령 이후 해남군을 떠난 인원이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출산장려금 정책은 사실상 실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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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출산·양육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해남군의 노력에도 인구 유출을 막기는 쉽지 않다. 해남군 출산장려팀 관계자는 "출산장려금을 분할로 지급하고 있다. 인구 전출을 막기 위한 것도 있고 가임기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분할 지급에 대한 선호도도 높았다"며 "출산장려금이 10년째 제자리인데도 불구하고, 임신부터 출산까지 다양한 혜택을 지원함으로써 2012년부터 '7년 연속 합계출산율 1위'를 기록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해남군을 비롯해 전남 영암·장성군, 강원도 인제군 등 2014~2018년 평균 합계출산율 상위 4개 지역에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지역들은 최대 1000만원(장성군 4자녀 이상 기준)의 출산지원금을 지급했으나, 49세 이하 인구수가 감소해 총인구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전남 영암군의 경우 2014년 5만8852명이었던 인구수는 4년간 4000여명 줄어 2018년 5만4731명을 기록했다.
감사원은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더라도 출산 후 지역 이동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지자체의 지속적인 인구 증가를 위해서는 해당 지역의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 이외에도 일자리, 주거, 교육여건 개선 등의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