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24일 향후 3년 동안 반도체, 바이오, 차세대 통신, 신성장 IT 분야에 2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핵심은 반도체다. 삼성그룹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의 절대 우위 지위 유지와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 도약을 위한 기반 마련에 150조원 가량을 쏟아부을 것으로 알려졌다.
통큰 투자 계획에 업계와 학계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 부회장이 수감된 동안 반도체 시장에선 대만 TSMC와 인텔이 천문한적인 투자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며 시장 장악에 속도를 냈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공식화한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파운드리 투자조차 부지를 확정하지 못하면서 경쟁에서 뒤처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캠퍼스 2라인 전경./사진제공=삼성전자
이광만 제주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 "반도체를 비롯해 바이오, 배터리 등 한국 주력 산업이 전방위로 위협받는 상황"이라며 "시스템반도체 등에서 삼성전자의 선택이 중요한데 적절한 기술개발과 투자, M&A(인수합병)를 과감히 해 나가야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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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이날 발표에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 GAA(게이트올어라운드) 등 신기술을 적용해 3나노(㎚,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이하 제품 양산을 앞당길 것이라는 언급이 나온 데도 주목했다. TSMC와 3나노 공정 개발과 양산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는 평가다. 양사는 올해 5나노 공정이 적용된 시스템반도체 양산에 나선다.
전문가들은 3나노 공정이 파운드리 시장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TSMC는 내년 7월 핀펫(FinFET) 기술을 활용해 업계 최초로 3나노 반도체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인 반면, 삼성전자는 GAA 기술로 승부를 볼 전략이다. GAA는 기존 핀펫 기술보다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조중휘 인천대 임베디드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고객사에 기술적 개연성 등을 피력한 것"이라며 "고객사들이 향후 로드맵이나 매출 계획을 세울 때 삼성전자를 먼저 고려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