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투자 규모는 2018년 당시 180조원보다 60조원 많은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의 최근 3년 영업이익 122조원도 넘어선다. 벌어들인 돈 이상을 재투자하겠다는 의미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성자산(2분기 말 기준 111조원)보다도 많다.
총 투자액의 75%인 180조원을 국내에 투입하기로 했다. 나머지 가운데 30조원가량을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당 당시 발표한 미국 현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신·증설을 포함해 중국·인도·베트남 등 해외 생산기지에 투자하고 M&A(인수합병)에도 30조원 안팎을 활용할 계획이다.
삼성그룹은 국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직접 채용 인원도 당초 계획(3만명)보다 1만명가량 늘리기로 했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삼성전자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에서도 첨단·자동화로 신규 채용 여력이 줄고 있지만 '국난'으로까지 불리는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취지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4만명 직접 채용 외에도 180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가 이뤄지면서 고용유발 효과가 56만명에 달할 전망"이라며 "사회안전망 구축에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격적인 투자·고용 방안 발표를 두고 지난 13일 이 부회장 가석방 출소 이후 삼성그룹의 경영시계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재용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메모리 반도체와 스마트폰 이후 삼성전자의 새로운 먹거리가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투자 계획은 규모나 시점에서 그동안의 우려를 해소하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복절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물산·제일모직 간 부당합병 의혹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