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SK머티리얼즈 합병, 주주 간 이해득실은?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1.08.2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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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사진은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SK그룹 본사 빌딩의 모습. 2021.3.5/뉴스1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사진은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SK그룹 본사 빌딩의 모습. 2021.3.5/뉴스1


SK (155,500원 ▼1,300 -0.83%)SK머티리얼즈 (402,900원 ▼10,100 -2.45%)가 합병 소식에 동반 상승했다. 이번 합병으로 SK그룹은 첨단소재 분야 성장 의지를 굳게 피력했지만 주주들의 이해 득실은 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 (155,500원 ▼1,300 -0.83%)는 전 거래일 대비 1만500원(4.05%) 오른 27만원에 마감했다. 7% 상승 출발한 주가는 장중 9% 이상 뛰었다. 이후 오후 들어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하며 3%대로 거래를 마쳤다. SK머티리얼즈 (402,900원 ▼10,100 -2.45%)도 1만100원(2.43%) 오른 42만5000원에 마감했다.



앞서 지난 20일 SK (155,500원 ▼1,300 -0.83%)는 이사회를 통해 SK머티리얼즈 (402,900원 ▼10,100 -2.45%)와 합병을 결정했다. SK머티리얼즈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후 지주부문인 존속법인과 SK가 합병하게 된다.

주당 합병가액은 SK 26만4076원, SK머티리얼즈 41만6670원이다. SK머티리얼즈 보통주식 1주당 SK 보통주식 약 1.58주를 배정하게 된다. SK는 자기주식 교부 대신 신주 596만2879주(기존 SK 주식 수 대비 8.5%)를 발행할 예정이다.



합병은 오는 10월 29일 주주총회 승인 이후 오는 11월 18일까지 SK머티리얼즈 주식매수청구기간(매수예정가격 41만5751원)을 거치게 된다. 합병기일은 오는 12월 1일이다.

주식매수청구권 금액이 8000억원(전체 주식 18%)을 초과하면 합병이 무산될 수 있지만 무산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SK머티리얼즈의 지분율을 살펴보면 SK (155,500원 ▼1,300 -0.83%)(49.1%), 자기주식 15%, 국민연금 6.42% 등이다.

일단 SK (155,500원 ▼1,300 -0.83%) 주주 입장에서는 이견이 없는 호재라는 평가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SK가 SK머티리얼즈에 비해 더 큰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기에 유리하고 SK머티리얼즈의 사업부문과 SK의 다른 비상장 자회사와의 시너지가 보다 가시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에도 기업 가치 최적화를 위한 유사한 딜이 SK와 다른 업종 자회사와도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딜은 SK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홍콩계 증권사 CLSA의 스티브 청 연구원은 "SK는 신주 발행으로 인한 소량의 지분 희석만으로도 SK그룹의 첨단 소재 사업 전반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며 "이해관계로 따지자면 SK 주주들이 좀더 이득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CLSA는 SK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36만원을 유지했다.

반면 SK머티리얼즈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다. 일각에선 이번 합병이 SK머티리얼즈 주주들에게는 큰 메리트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질적인 합병 수혜는 미미하다"며 "SK 합병으로 배당금은 늘어날 수 있으나 국내 최대 IT(정보기술) 소재 업체 SK머티리얼즈 투자 매력도 희석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IT 소재로 SK를 투자하는 것 역시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IT 소재업체 투자 대안 성격으로 후성 (7,780원 ▼70 -0.89%)솔브레인 (297,500원 ▼4,500 -1.49%)의 투자 매력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손해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합병 비율이 고정된 SK의 주가 강세가 나타나게 되면 SK머티리얼즈 주가도 동일 비율로 상승하게 되고 주가 하락 시에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된다"며 "결론적으로 SK머티리얼즈 주주 입장에서는 최소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위에서는 매도할 기회를 확보했다"고 진단했다.

당분간 SK머티리얼즈 주가는 이날과 같이 SK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합병 후 SK머티리얼즈 주가는 SK와 연동되기 때문에 시가 총액이 큰 SK 주가가 SK머티리얼즈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합병은 SK그룹이 내세운 '파이낸셜 스토리'의 단초로 풀이된다. SK는 올해 초 '파이낸셜 스토리'를 통해 오는 2025년 시가총액 14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SK는 첨단소재·그린에너지·바이오·디지털 4대 핵심 분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퍼스트'의 투자 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진 중"이라며 "이번 합병을 통해 그룹 내 분산돼 있던 첨단소재 포트폴리오를 집중시키고 글로벌 투자 역량과 조달 능력을 활용해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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