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승민, 대선 출마선언 직후 대구 찾아 '응어리' 푼다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21.08.2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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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6일 대선 출마선언 직후 방문 유력…TK 민심 구애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를 흔드는 윤석열 캠프 인사들의 잇따른 도발에 대해 윤 후보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를 흔드는 윤석열 캠프 인사들의 잇따른 도발에 대해 윤 후보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26일 대선 출마 선언 직후 첫 지역방문 일정으로 대구를 찾는다. 대권 행보를 본격화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고향을 찾는 동시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찬성 등으로 돌아선 대구경북(TK) 민심을 되찾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유 전 의원 측 관계자는 23일 "유승민 후보는 26일 대선 출마 선언 직후 대구로 내려갈 계획"이라며 "아직 대구를 방문하는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27일이 되기를 기다리기보다 출마 선언 당일인 26일 바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 측 또 다른 관계자는 "16년간 국회의원 현역 생활을 했던 곳이기도 한 만큼 출마선언 후 대구를 찾아 진심을 전달하는 게 도리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 캠프는 현재 TK 방문 일정의 세부 계획을 조율하는 한편 메시지를 고심하고 있다. 캠프 내부에서도 TK 민심을 되찾기 위해 어떤 메시지를 낼지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의원은 본래 보수의 심장인 TK의 '적자'로 평가받았다. 대구에서 태어나 제17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입성해 대구 동구에서 제18 국회부터 3선을 내리 했다.

그러나 2015년 4월 국회 원내대표 연설에서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소신 발언으로 박 전 대통령과의 감정이 악화됐다. 또 공무원연금개혁 협상 과정에서 통과시킨 국회법 개정안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비토하면서 '배신의 정치'라는 낙인이 찍혔다.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이태진 홍대소상공인번영회 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이태진 홍대소상공인번영회 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유 전 의원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보수 대선주자 적합도가 두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다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부동이 1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고 야권 후보로 선출되기 위해선 보수 텃밭인 TK의 민심을 돌리는 일이 선결돼야 한다.


유 전 의원의 연설문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과거 탄핵 찬성 등에 사과하는 방향은 아닐 것이라는 게 캠프 측 설명이다. 당시 정치적 신념을 걸고 행했던 선택들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실어달라는 메시지를 발신할 예정이다.

유 전 의원 캠프 관계자는 "여러분들의 감정이 아직 풀리지 않은 것 안다, 하지만 나라의 미래를 생각해 유승민을 도와달라는 취지로 말씀할 것"이라며 "워낙 후보가 쇼를 하거나 과장 발언을 하는 분이 아니기 때문에 솔직하고 진실되게 본인 스타일대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월 전당대회 대구 지역 합동 연설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의 정당성을 밝히고도 TK의 높은 지지를 받으며 당 대표에 선출된 만큼 유 전 의원을 향한 TK의 민심도 변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 대표는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을 배척하지 못해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했고, 탄핵은 정당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유 전 의원 캠프 관계자는 "TK 민심이 한번에 변하진 않겠지만 계속 두드리고 진심을 전한다는 계획"이라며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악감정을 가진 보수 지지자들과 당내 인사들도 모두 끌어안아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야권 관계자는 "TK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를 제외하고 합리적인 유권자들은 이제 사태를 냉정하게 볼 것이라고 본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과 구형의 주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괜찮고 유 전 의원은 언제까지나 배신자로 모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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