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아프간 난민과 군인들이 축구를 하고 있다. /사진=AFP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미 관리들을 인용해 국방부 관계자들이 아프간 난민 수용지로 미국 내뿐만 아니라 한국 등 해외 미군기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위기가 고조되고 다른 국가들이 다수 난민 수용을 꺼리는 데 따른 조치다.
바이든 행정부는 우선 아프간 난민들을 미국 내 군기지와 임시 수용에 동의한 12개국에 머물게 할 방침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전날(20일) 성명을 통해 카타르, 바레인, 독일, 덴마크, 이탈리아, 카자흐스탄, 쿠웨이트, 타지키스탄, 터키, 아랍에미리트(UAE), 영국, 우즈베키스탄 등 12개 국가가 카불에서 탈출한 미국인과 아프간인에게 환승 장소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독일 역시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를 카불을 탈출한 이들의 환승장소로 쓰는 데 동의했다. 람슈타인 기지는 규모가 큰 해외 미 공군기지들 중 하나다. CNN은 21일 람슈타인 공군기지의 조슈아 올슨 공수비행단장을 인용해 난민들이 이곳에서 48~72시간가량 머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올슨 단장은 독일과 미국이 이들의 체류 기간이 열흘을 넘기지 않는다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WSJ 보도 이전 상황이기는 하지만, 미군기지 활용에 대해 양국이 합의 절차를 거친 점은 주한미군 기지 내 난민 수용 가능성과 관련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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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한 난민을 수용하기 위한 시설을 짓고 있는 미군. 기존 5000명 수용 규모를 7500명 규모로 늘린다고 CNN은 보도했다. /사진=람슈타인 미국 공군기지 트위터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 정부는 아프간 난민을 수용할 수 있도록 자국 내 군기지를 확충하거나 제3국 기지를 활용하는 방안까지 모색한다. 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한국, 일본, 독일, 코소보, 바레인, 이탈리아 내 미군기지를 피란민 수용지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에서는 버지니아주, 인디애나주,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군 기지가 고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주한미군 사령부는 22일 아프간 난민 수용과 관련된 지시를 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리 피터스 주한미군 대변인은 "현재까지 아프간 주민에게 임시 숙소 등 지원을 제공하라는 지시를 받은 바 없다"며 "향후 지시가 내려오면 국방부 및 한국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