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핏하면 사장 교체·사업추가하던 그 회사, 알고 보니 '역시'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1.08.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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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거래소/사진제공=한국거래소


#A사의 전 최대주주 등은 악재성 공시를 이용해 의도적으로 주가 하락을 유인한 뒤 저가에 물량을 확보했다. 신규사업 진출과 최대주주 변경 주식양수도계약 공시 등을 이용해 주가 부양 후 보유 주식을 매도해 차익을 실현했다.

#B사의 전 대표이사 관련자 및 CB(전환사채) 전환청구권 행사자는 보유주식의 고가 매도 등을 목적으로 허수성 호가, 시·종가 관여 등 시세 조종 행위를 해 매매 차익을 획득했다.



22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2020년 12월 결산 한계기업 15종목의 불공정 거래 여부에 대한 심리를 실시한 결과 15종목 모두에서 혐의를 적발해 금융당국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적발된 기업은 코스피 3종목, 코스닥 12종목이다. 혐의 유형별로는 △미공개정보이용 12건 △부정거래 1건 △시세조종 1건 △보고의무 위반 1건이 적발됐다.



이들 기업에서는 악재성 정보 공시 이전에 보유 지분을 매도해 손실을 회피하는 미공개정보이용 혐의가 주로 나타났다. 미공개정보이용, 시세조종 등 혐의와 함께 보고의무를 회피하는 복합 혐의도 상당수 발생했다.

한계기업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먼저 결산기간 중 주가나 거래량 변동률이 급변했다. 결산기간 중 한계기업 15사의 주가변동률 평균은 31.5%로 같은 기간 지수 변동률(코스피 6.5%, 코스닥 1.3%) 대비 높았다. 거래량도 직전 3개월 대비 244% 급변했다.

한계기업은 최근 2~3년 사이 영업손실 및 당기순손실이 발생하고 부채가 증가하는 등 재무구조가 급격히 부실해지기도 했다. 적발된 15사의 지난해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평균은 각각 67억6000만원, 161억9000만원으로 적자 상태다. 최근 3년 동안 지속적으로 악화했다.


또 CB(전환사채)·BW(신주인수권부채권) 사모발행,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금 대비 대규모 자금을 반복적으로 조달하는 특징도 있었다.

2019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한계기업 15개사 중 12사가 유상증자와 CB·BW 발행 등을 통해 총 4368억원, 1사당 평균 364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자금을 조달한 12사의 자본금 평균은 157억원이다.

한계기업은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고 경영진 변경이 잦아 경영 안정성이 떨어졌다. 한계기업 15사의 지난해 말 최대주주 등의 지분율은 평균 20.9%였고 이 중 6사는 지분율이 10% 미만이었다.

아울러 인위적인 주가 부양을 위해 본래 사업과 연관성이 낮은 최신 테마성 사업을 사업 목적으로 추가하거나 이와 관련된 타법인 인수가 빈번하다는 특징도 보였다.

적발된 한계기업 중 11사가 2019년 이후 기존사업과 관련성이 낮고 실제 사업을 수행할 능력이 부족한데도 테마성이 있는 사업을 목적사업으로 추가했다. 가령 IT부품 제조업체가 바이오나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을 신규 사업으로 추진한 경우다.

거래소 관계자는 "한계기업의 경우 재무구조 부실, 경영권의 잦은 변동, 주된 영업과 무관한 테마성 사업의 무리한 추진 등 다양한 특징을 보이므로 투자자는 기업재무사항 등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한계기업은 주식리딩방 등의 작전종목으로 이용될 수 있어 SNS, 리딩방 등의 추천 종목을 '묻지마' 투자하는 것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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