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따상'은 옛말…달라진 IPO시장, 눈치싸움 커진다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1.08.21 09:00
글자크기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롯데렌탈 공모주 일반 청약 마감일인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투자증권 본사 영업점을 찾은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2021.08.10.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롯데렌탈 공모주 일반 청약 마감일인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투자증권 본사 영업점을 찾은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2021.08.10. [email protected]


공모주 시장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초강세를 보이던 공모주 시장이 옥석가리기에 들어갔다. 비슷한 시기에 상장했다고 하더라도 업종 및 특성에 따라 주가 흐름이 차별화되고 있다.

20일 롯데렌탈 (29,100원 ▼300 -1.02%)은 전일 대비 2100원(3.78%) 내린 5만3400원에 마감했다. 전날 상장한 롯데렌탈은 시초가보다 2.26% 내린 5만6200원을 기록했다. 현 주가는 9% 이상 낮다.



지난 17일 코스피에 상장한 한컴라이프케어 (4,100원 0.00%)는 공모가(1만3700원)보다 17% 높은 1만605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그러나 시초가 대비 20% 넘게 빠진 1만2800원에 마감했다. 이후 반등했지만 주가는 공모가 안팎에서 맴돌고 있다.

지난 10일 상장한 크래프톤은 상장 첫날 공모가(49만8000원)보다 10% 낮은 44만85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장중 주가는 40만원대까지 추락했다. 이날 시초가보다는 8.8% 오른 45만4000원에 장을 마쳤으나, 결국 공모가 도달에는 실패했다. 다만 크래프톤은 여타 게임주와 차별화된 실적 흐름을 보여주며 연일 반등해 이날 장중 공모가를 넘어섰다.



최근 공모주의 상장 흐름을 살펴보면 종목별 주가가 갈리는 모습이다. 지난해와 올해 초만 하더라도 공모주 상당수가 상장 당일에는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였다. 특히 대어급 공모주의 경우 따상은 아니더라도 '따'(시초가 2배 형성)까지는 무난히 성공했다.

지난해 '따상상상'을 달성한 SK바이오팜 (120,500원 ▼2,400 -1.95%), '따상상' 카카오게임즈 (17,260원 ▲460 +2.74%), '따'(장중 따상 성공)를 기록한 하이브 (193,800원 ▼2,200 -1.12%)(구 빅히트)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3월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 (57,800원 ▲1,400 +2.48%)도 따상에 성공했고, 지난 5월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 (31,700원 ▲700 +2.26%)도 시초가는 '따'로 형성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대어급 공모주라 하더라도 상장 초반 수익을 보장하기는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따상은 커녕 공모가마저 밑도는 상황이 발생하면서다.


물론 대어급 가운데서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종목은 있다. 카카오뱅크 (21,700원 ▼50 -0.23%)아주스틸 (5,140원 ▲70 +1.38%)이 대표적이다. 카카오뱅크는 상장일인 지난 6일 '따'에는 실패했지만, 상한가에는 성공해 6만9800원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우상향하며 주가는 공모가(3만9000원)의 두 배를 넘어섰다.

이날 상장한 아주스틸 (5,140원 ▲70 +1.38%)은 공모가(1만5100원)보다 122%(1만8400원) 높은 3만3500원에 마감했다. 아주스틸은 공모가의 두 배인 3만2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승해 25% 이상 강세를 이어가다 장 후반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중소형주의 주가흐름은 더욱 극과 극이다. 일부는 단숨에 따상을 달성하는 데 비해 하한가를 맞는 종목도 나타났다.

지난 11일과 12일 상장한 원티드랩과 플래티어는 따상의 주인공들이다. 원티드랩은 AI(인공지능) 기반 채용 플랫폼, 플래티어는 이커머스 플랫폼 솔루션 업체다.

이들 두 기업의 공통점으로는 높은 청약 경쟁률이 꼽힌다. 플래티어의 일반청약 경쟁률은 2498.8대 1로, 청약 증거금은 6조1846억원이 몰렸다. 원티드랩은 1731.23대 1로, 증거금은 5조5300억원에 달했다.



특히 플래티어는 상장 이후에도 연이은 강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플래티어의 현 주가는 3만5750원으로, 공모가(1만1000원)의 3배 이상이다.

지난 19일 상장한 지능형 IT(정보기술) 인프라 솔루션 기업 브레인즈컴퍼니 (6,150원 ▲110 +1.82%)도 따상에 성공했다.

반면, 17일 상장한 딥노이드는 상장 첫날 하한가 '폭탄'을 맞았다.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71% 높은 7만2000원에 형성했지만, 이내 급락하며 30% 내린 5만400원에 마감했다. 다만, 공모가(4만2000원)보다는 웃돌았다. 딥노이드는 의료 AI 개발 업체다.



13일 코스닥 이전상장한 엠로의 주가 성적표도 좋지 않았다. 이날 엠로는 공모가(2만2600원)보다 45% 높은 3만27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으나, 결국 13% 넘게 빠진 2만8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결국 갈수록 공모주 사이 옥석 가리기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전방 산업의 성장 모멘텀과 업황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차이 나는 모습"이라며 "하반기 신규 상장을 앞두고 있는 기업들의 눈치싸움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리서치팀장은 "증시 전반적으로 조정을 겪으면서 공모주들의 주가 추이도 영향을 받고 있다"며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과열됐던 공모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