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 빼앗은 새내기주…카뱅·크래프톤, 질주 시작한다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1.08.22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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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카카오뱅크는 지난 17일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1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2% 올랐다고 밝혔다. 사진은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카카오뱅크 고객센터 모습. 2021.08.18.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카카오뱅크는 지난 17일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1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2% 올랐다고 밝혔다. 사진은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카카오뱅크 고객센터 모습. 2021.08.18. [email protected]


카카오뱅크 (24,700원 ▲200 +0.82%), 크래프톤 (240,000원 ▲2,000 +0.84%) 등 신규 대형주의 약진으로 국내 증시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지난해 증시에 데뷔한 하이브 (211,000원 ▲1,000 +0.48%)처럼 신규 상장한 플랫폼·콘텐츠 기업의 활약이 기대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카카오뱅크는 전일 대비 1000원(1.09%) 내린 9만1000원에 마감했다. 현 주가 기준 시총은 43조2431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8위(삼성전자 우선주 제외)다. 이로써 카카오뱅크 시총은 종가 기준 처음으로 현대차(43조541억원)을 제치게 됐다.



지난 6일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상장 첫날 상한가에 성공한 이후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현 주가는 공모가(3만9000원)보다 133% 이상 높다.

카카오뱅크의 주가를 견인한 것은 외국인과 기관이다. 상장일 이후 이날까지 외국인은 4553억원을, 기관은 4080억원을 순매수했다.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신흥국 지수 조기 편입이 확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편입일과 편입 유효일은 각각 이날과 23일 장 마감 후다.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성장성도 한몫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성장률 프리미엄, 언택트 금융 프리미엄, 국내 최대 플랫폼 기업과의 가치 공유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국내 은행주 역사상 가장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것이 적절하다"며 "국내 은행업계의 새로운 강자"라고 평가했다.

외국계 IB(투자은행) 관계자는 "결국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목한 것은 회사의 성장스토리와 잠재력이라고 본다"며 "테크핀이라는 카카오뱅크 특유의 포지션과 시장에서의 리더십이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게임 대장주 크래프톤 (240,000원 ▲2,000 +0.84%)도 장중 51만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10일 상장 이후 공모가(49만8000원)를 밑돌며 고평가 논란에 휩싸였으나, 이후 호실적과 신작 기대감이 일며 꾸준히 상승해 장중 공모가를 회복한 것이다. 현재 크래프톤은 코스피 시총 14위다.


크래프톤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7% 증가한 4593억원, 영업이익은 0.3% 감소한 174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엔씨소프트 (173,600원 ▲3,100 +1.82%), 넷마블 (56,900원 ▲1,400 +2.52%) 등의 영업이익이 각각 46%, 80%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실적이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유료 아이템 매출 증가로 ARPU(가입자당 평균매출) 상승에 있는 '배틀그라운드', 전세계 200개 국가에서 PC 및 모바일 모두 안정적인 실적 성장 중"이라며 "'배틀그라운드' 인기에 기반한 신규 '뉴 스테이트'의 북미 및 전세계 흥행 가능성 및 이에 따른 실적 개선과 '원 게임 디스카운트' 해소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증권가가 제시한 크래프톤의 목표가는 51만~72만원선이다.
시장에서는 콘텐츠·플랫폼 등 성장 산업을 필두로 한 대형 새내기주의 주가 흐름이 중장기적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한다. 지난해 10월 상장한 하이브 (211,000원 ▲1,000 +0.48%)(구 빅히트)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0월 상장한 하이브(구 빅히트)가 대표적이다. 엔터테인먼트 회사 하이브는 비교기업에 NAVER와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이 포함되자 '공모가 부풀리기'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장 당시 하이브는 장 초반 '따상'에 성공했으나 이내 약세 전환해 시초가를 4% 밑돌며 마감했다. 이튿날에는 20% 넘게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1년도 채 안 돼 하이브의 평가는 달라졌다. 지난 5월 발표한 BTS(방탄소년단) 'Butter'의 글로벌 흥행과 온라인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의 성장세로 주가는 가파르게 올랐다. 하이브 주가는 현재 27만4000원으로, 공모가(13만5000원)의 두 배 이상이다.

결국 이들 대형주의 주가 흐름이 안정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기준 10조원 전후의 기업들은 공모가를 기준으로 큰 폭의 변동 없이 최소 반년(26 주)의 시간을 두고 주가가 자리를 잡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기업 가치가 상대적으로 큰 대형주의 신규 상장일수록 기업에 대한 가치 평가가 공모 과정에서 시장 가치에 수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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