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타이밍' 아쉽네…롯데렌탈, 급락장 속 공모가 하회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1.08.1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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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롯데렌탈 공모주 일반 청약 마감일인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투자증권 본사 영업점을 찾은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2021.08.10.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롯데렌탈 공모주 일반 청약 마감일인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투자증권 본사 영업점을 찾은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2021.08.10. [email protected]


롯데렌탈 (27,450원 ▼300 -1.08%)이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돌며 마감했다. 시장 급락과 평가지표 관련 논란 등이 주가 부진을 가져온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롯데렌탈 (27,450원 ▼300 -1.08%)은 시초가 대비 2000원(3.48%) 내린 5만5500원에 마감했다. 공모가(5만9000원)보다 5.93% 낮다.

롯데렌탈은 공모가보다 2.54% 낮은 5만75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상장 첫날 공모주의 시초가는 공모가의 90~200% 범위 내에서 정해진다.



장 초반 한때 주가는 6만900원까지 올랐으나 이내 하락 반전해 결국 공모가를 밑돌며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 하락은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48억원, 1459억원을 팔아치웠다. 롯데렌탈은 이날 기관 순매도 1위, 외국인 순매도 3위에 올랐다.

반면, 개인은 1955억원을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다. 롯데렌탈은 이날 개인 순매수 2위를 기록했다.


부진의 배경으로는 '상장 타이밍'이 꼽힌다. 이날 국내 증시는 FOMC(연방시장공개위원회)의 연내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착수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급락했다. 코스피는 2% 가까이 급락하며 3100선이 무너졌다. 급락장 속에서 롯데렌탈의 주가도 영향을 받은 것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 공식화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를 포함 전반적인 아시아 증시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지표는 엇갈리고 있지만 연준은 긴축 성향이 짙어지고 있으며 동시에 테이퍼링 시점과 규모 및 속도에 대해 확정된 바가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수요예측에서 제기된 평가기준 논란 등도 기관 매도를 불러온 요인으로 추정된다.

앞서 롯데렌탈의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은 217.6대 1을 기록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1882.9대 1), 에스디바이오센서(1143.8대 1), 카카오뱅크(1732.8대 1) 등 대어급 공모주가 1000대 1을 넘긴 것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일반청약 경쟁률은 65.81대 1로, 증거금은 8조4000억원이 몰렸다.

롯데렌탈은 기업가치 평가지표로 PER(주가이익비율) 대신 EV/EBITDA(상각 전 이익 대비 기업가치)를 사용했다. 차량 렌탈 산업의 감가상각비 비중이 크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보통 EV/EBIDTA 지표는 비현금성 비용이 많은 석유·화학·철강 등 장치산업을 평가하는 데 쓰인다.

한 기관투자자는 "일각에서 EV/EBITDA 기준 기업가치를 PER로 환산하면 SK렌터카랑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왔다"며 "보통 렌터카 쪽은 PER로 하는 경우가 많아 기준을 달리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적 성장세와 카셰어링 사업(그린카)의 가치를 고려하면 투자 매력이 높다는 평가도 있다. 롯데렌탈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 1조1971억원, 영업이익 1102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463억원으로, 무려 173.8% 급증해 반기 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415억원)을 넘어섰다.

또 다른 기관투자자는 "현재 롯데렌탈의 기업가치는 그린카의 밸류에이션이 빠져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현재 카셰어링 업계 1위인 쏘카의 기업가치가 1조원 수준에서 거론되는 점을 고려하면 그린카의 기업가치는 최소 5000억원 이상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1986년 정보통신기기 렌탈 회사로 설립된 롯데렌탈은 1989년 렌터카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05년 KT렌탈 분할, 2010년 금호렌터카 인수를 거쳐 2015년 롯데그룹에 1조200억원에 인수됐다.

롯데렌탈이 보유한 롯데렌터카는 설립 이후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해왔다. 올해 1분기 기준 차량 보유대수는 23만6000대로, 렌터카 시장 점유율은 21.8%에 달한다. 23만3870대의 인가대수를 가진 국내 1위 렌터카업체다.

단일 중고차 경매장 기준 최대 규모인 롯데오토옥션, B2C(기업 대 고개) 렌탈 플랫폼 '묘미', 차량공유 서비스 '그린카' 등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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