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배터리 제조 한계 넘는다…'e플랫폼' 사업 본격 추진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1.08.1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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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자료사진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자료사진


LG에너지솔루션이 신규 사업으로 'e-Platform(플랫폼)' 사업을 낙점하고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e-플랫폼 사업은 전기차 배터리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렌터카 업체 등 배터리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과 손잡고 시장을 선점한다.

19일 LG에너지솔루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데이터 및 차량 운영 데이터를 활용해 배터리 리스나 재사용에 필요한 인증 서비스 등 e-플랫폼 사업화를 준비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렌터카 업체, 중고차 거래 플랫폼 등과 맺었던 'BaaS(Battery as a Service)' 업무협약도 e-플랫폼 사업의 준비단계라 볼 수 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4월 국내 렌터카 업계 1위인 롯데렌탈과 전기차 기반 모빌리티 및 배터리 신규 서비스 사업 발굴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롯데렌탈이 전기차 배터리 데이터를 제공하면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용량과 안전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배터리 평가 인증서를 발급하는 방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에도 중고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과 전기차 신사업 시너지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전기차 및 배터리 특화 진단 서비스, 개인용 전기차 배터리 평가 인증 서비스를 사업화하는 것이 목표다.

배터리사가 플랫폼 사업에 나서는 건 LG에너지솔루션 뿐만이 아니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 4월 SK렌터카와 배터리의 실시간 사용 데이터를 분석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렌터카로부터 받은 배터리 사용 데이터를 통해 배터리 상태변화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수명을 예측한다. 이 분석 결과를 토대로 전기차 배터리를 항상 최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AI(인공지능) 기반 자동 관리 시스템으로 확장한다.


배터리사들이 데이터 기반 플랫폼 사업에 앞다퉈 진출하려는 건 배터리 제조만으론 미래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플랫폼 사업을 선점하면 전기차 정비 서비스, 이동형 긴급충전 서비스, 전기차 배터리 렌탈 사업, 노후 배터리 ESS(에너지저장장치) 재활용 사업 등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배터리 제조부터 활용, 재사용에 이르는 배터리 생애주기별 관리를 배터리사가 직접 맡을 수 있다.

특히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지난해 170만대 수준이던 전기차 판매대수는 2030년 2600만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전기차가 늘어나는 만큼 배터리 서비스업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배터리 데이터를 분석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필수적이다.

문제는 배터리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다. 고객에게 전기차를 판매하는 완성차 업체들은 방대한 배터리 데이터를 갖고 있지만 배터리사들은 데이터를 직접 확보하기 어렵다. 완성차 업체와 협업하면 수월하지만,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사에 정보를 넘겨주려 하지 않는다. 배터리사들이 렌터카 업체, 중고차 거래 업체 등과 업무협약을 맺는 이유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데이터 기반 플랫폼 사업이 갈수록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신규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완성차 업체와도 협업할 가능성이 열려있지만, 먼저 렌터카 업체를 통해 우회적으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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