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금리 10% 내로…중금리 시장 격전

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2021.08.1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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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과 저축은행 대표들이 22일 저축은행 ESG 경영선포식 이후 단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과 저축은행 대표들이 22일 저축은행 ESG 경영선포식 이후 단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금융권 저축은행들이 연 이율 10% 미만인 신용대출상품을 출시하면서 중금리대출 시장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른바 '1.5금융'을 표방한 일부 지방은행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이 해당 대출 시장을 적극 공략하자 기존 2금융권이 반격에 나선 모양새다. 비대면 대환대출 서비스도 이 시장 경쟁을 격화할 요인으로 꼽힌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최근 최저 연 7.5%에서 최대 9.4%의 고정금리를 제공하는 신용대출상품 '79대출'을 출시했다. 대출한도는 최대 1억원이고 기간은 1~10년이다. 만 20세 이상 직장인 급여소득자이며 신용점수가 670점 이상인 중신용 고객을 대상으로 한 상품이다.



업계는 저축은행권 공세가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보통 중·저신용자를 주 고객으로 삼는 저축은행 상품은 평균금리가 15%대에 이른다. 신용점수가 높은 고객에겐 10% 미만 금리도 적용하지만 상품 자체 한도가 10% 미만인 경우는 드물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저축은행의 신규 취급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17%, 같은 기간 잔액 기준 평균금리는 17.7% 수준이다.

하지만 중금리대출 시장의 업권 간 전쟁은 앞으로 더 심화할 전망이다. JB금융지주의 전북·광주은행과 온투업권이 시장에서 재미를 보고 있는데 고금리 시장에 머물던 저축은행들까지 영역 확장에 나서면서 한판승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015년 말부터 전북은행이 매달 취급한 신규 신용대출 가운데 금리가 6%를 넘는 중금리대출의 비중은 20%대를 기록했고, 2017년 말에는 40%에 이른다. 전북은행을 벤치마킹한 광주은행은 올 들어 매월 전체 신용대출 중 중금리 타깃이 절반을 넘길 정도로 비중을 높이고 있다.

온투업의 경우 카드론과 저축은행 대출을 이용하던 고객을 끌어오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피플펀드의 경우 지난 6월 말 기준 누적 개인신용 대출액 1862억원 가운데 66%가 카드사,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부터 대환대출로 넘어온 이들이다. 렌딧은 2290억원, 8퍼센트는 2420억원 누적 개인신용 대출액 가운데 각각 절반이 대환대출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들에게도 중금리대출 비중을 2023년까지 30%로 늘리라고 주문하고 있다.

10월부터는 시작될 비대면 대환대출 서비스도 경쟁을 격화할 요인이다. 시중은행을 시작으로 이르면 연말까지 이 서비스가 2금융권으로 확대 시행될 예정이다. 비대면 대환대출이 시작되면 고객들은 한 번에 여러 금융사의 대출 상품을 비교하고 갈아탈 수 있다. 무한 금리경쟁 시대가 열리는 만큼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상품을 개발할수록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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