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상상상' 꿈꿨는데…'따'도 힘들어진 IPO 시장, 눈치 싸움만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1.08.1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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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롯데렌탈 공모주 일반 청약 마감일인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투자증권 본사 영업점을 찾은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2021.08.10.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롯데렌탈 공모주 일반 청약 마감일인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투자증권 본사 영업점을 찾은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2021.08.10. [email protected]


공모주 시장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초강세를 보이던 공모주 시장이 옥석가리기에 들어갔다. 크래프톤 (225,500원 ▼14,500 -6.04%) 이후로 '대어 불패 신화'가 깨진 데다 중소형 공모주별로도 주가가 극단으로 갈리는 모양새다.

비슷한 시기에 상장했다고 하더라도 업종 및 특성에 따라 주가 흐름이 차별화되고 있다.



19일 오전 10시 55분 현재 롯데렌탈 (26,900원 0.00%)은 시초가 대비 1300원(2.26%) 내린 5만6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상장일 장 초반임에도 공모가(5만9000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날 롯데렌탈은 공모가보다 2.54% 낮은 5만75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상장 첫날 공모주의 시초가는 공모가의 90~200% 범위 내에서 정해진다.



반면, 같은 날 상장한 브레인즈컴퍼니 (7,100원 ▲20 +0.28%)는 강세다. 공모가(2만5000원)의 2배인 5만원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현재는 시초가 대비 1만3000원(26.00%) 오른 6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상한가인 30%까지 오르며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 상한가 달성)에 근접했다.

최근 공모주의 상장 흐름을 살펴보면 종목별 주가가 갈리는 모습이다. 지난해와 올해 초만 하더라도 공모주 상당수가 상장 당일에는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였다. 특히 대어급 공모주의 경우 따상은 아니더라도 '따'(시초가 2배 형성)까지는 무난히 성공했다.

지난해 '따상상상'을 달성한 SK바이오팜 (83,300원 ▼1,700 -2.00%), '따상상' 카카오게임즈 (20,900원 ▼150 -0.71%), '따'(장중 따상 성공)를 기록한 하이브 (212,000원 ▲1,000 +0.47%)(구 빅히트)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3월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 (57,500원 ▼800 -1.37%)도 따상에 성공했고, 지난 5월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 (61,700원 ▼2,500 -3.89%)도 시초가는 '따'로 형성했다.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기업공개(IPO) 공모청약 대어 크래프톤 첫째날인 2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증권사 창구에서 투자자들이 투자 상담을 받고 있다.   크래프톤은 금융당국이 중복청약을 금지하기 직전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일반투자자들이 여러 증권사에 청약할 수 있는 '중복청약' 막차를 탔다. 공모가는 희망범위 최상단인 49만8000원(액면가 100원)이다.  2021.8.2/뉴스1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기업공개(IPO) 공모청약 대어 크래프톤 첫째날인 2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증권사 창구에서 투자자들이 투자 상담을 받고 있다. 크래프톤은 금융당국이 중복청약을 금지하기 직전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일반투자자들이 여러 증권사에 청약할 수 있는 '중복청약' 막차를 탔다. 공모가는 희망범위 최상단인 49만8000원(액면가 100원)이다. 2021.8.2/뉴스1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대어급 공모주라 하더라도 상장 초반 수익을 보장하기는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따상은 커녕 공모가마저 밑도는 상황이 발생하면서다.

지난 10일 상장한 크래프톤 (225,500원 ▼14,500 -6.04%)은 상장 첫날 공모가(49만8000원)보다 10% 낮은 44만85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장중 주가는 40만원대까지 추락했다. 이날 시초가보다는 8.8% 오른 45만4000원에 장을 마쳤으나, 결국 공모가 도달에는 실패했다. 다만 크래프톤은 여타 게임주와 차별화된 실적 흐름을 보여주며 연일 반등해 상장 7일만에 공모가 회복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지난 17일 코스피에 상장한 한컴라이프케어 (6,280원 ▼230 -3.53%)는 공모가(1만3700원)보다 17% 높은 1만605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그러나 시초가 대비 20% 넘게 빠진 1만2800원에 마감했다. 이후 반등했지만 주가는 공모가 안팎에서 맴돌고 있다.

물론 대어급 가운데서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종목은 카카오뱅크 (24,400원 ▼300 -1.21%)다. 상장일인 지난 6일 '따'에는 실패했지만, 상한가에는 성공해 6만9800원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우상향하며 주가는 공모가(3만9000원)의 두 배를 넘어섰다.

중소형주의 주가흐름은 더욱 극과 극이다. 일부는 단숨에 따상을 달성하는 데 비해 하한가를 맞는 종목도 나타났다.

지난 11일과 12일 상장한 원티드랩 (6,750원 ▼160 -2.32%)플래티어 (7,000원 ▲50 +0.72%)는 따상의 주인공들이다. 원티드랩은 AI(인공지능) 기반 채용 플랫폼, 플래티어는 이커머스 플랫폼 솔루션 업체다.

이들 두 기업의 공통점으로는 높은 청약 경쟁률이 꼽힌다. 플래티어의 일반청약 경쟁률은 2498.8대 1로, 청약 증거금은 6조1846억원이 몰렸다. 원티드랩은 1731.23대 1로, 증거금은 5조5300억원에 달했다.

특히 플래티어는 상장 이후에도 연이은 강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현재 플래티어는 전일 대비 4400원(12.50%) 오른 3만9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 주가는 공모가(1만1000원)의 3배 이상이다.

반면, 17일 상장한 딥노이드 (7,440원 ▼190 -2.49%)는 상장 첫날 하한가 '폭탄'을 맞았다.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71% 높은 7만2000원에 형성했지만, 이내 급락하며 30% 내린 5만400원에 마감했다. 다만, 공모가(4만2000원)보다는 웃돌았다. 딥노이드는 의료 AI 개발 업체다.

13일 코스닥 이전상장한 엠로 (63,900원 ▲400 +0.63%)의 주가 성적표도 좋지 않았다. 이날 엠로는 공모가(2만2600원)보다 45% 높은 3만27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으나, 결국 13% 넘게 빠진 2만8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결국 갈수록 공모주 사이 옥석 가리기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전방 산업의 성장 모멘텀과 업황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차이 나는 모습"이라며 "하반기 신규 상장을 앞두고 있는 기업들의 눈치싸움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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