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올라탄 K-백신, 이미 성장속도 10배 키웠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1.08.1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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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올라탄 K-백신, 이미 성장속도 10배 키웠다


지난해 국내 백신시장 성장속도가 앞선 5년 평균보다 10배 가량 빨라졌다. 예방 범위가 넓은 4가 독감백신 덕이다. 올해부터는 이보다 더 빠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이미 코로나19(COVID-19) 백신 위탁생산이 진행중인 데다 내년부터는 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 출시까지 예정돼서다. 코로나19를 올라탄 퀀텀점프를 기대한다는 것이 업계 반응이다.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간한 '2021 상반기 백신 산업 최신 동향집'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백신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30.3% 성장한 4억5100만달러(약 5288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성장폭은 앞선 5년 평균의 10배 수준이다. 2015~2019년 백신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3.2%였다. 지난해 국내 성장폭은 글로벌 시장도 크게 넘어섰다. 2020년 전 세계 백신 시장은 0.6% 성장하는데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백신기업의 4가 백신 제품 매출이 평균 4배 이상 증가한 영향으로 지난해 성장폭이 상당했다는 것이 업계 추정이다. 4가 독감 백신은 A형 독감 바이러스 2종과 B형 바이러스 2종을 모두 예방하는 백신으로 기존 3가 독감 백신(A형 2종, B형 1종)보다 예방 범위가 넓다. SK바이오사이언스 (57,400원 ▼800 -1.37%)의 스카이셀플루4가, GC녹십자 (109,100원 ▼1,500 -1.36%)의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보령바이오파마의 플루VIII테트라·플루V테트라 등이 대표 제품이다.



지난해 국내 백신 생산과 수출도 크게 늘었다. 백신 생산은 7301억원으로 전년보다 54.7% 늘었고 수출은 35.5% 증가한 1억5179만달러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독감 등 다른 질병 예방을 위한 백신 접종의 중요성이 부각된 영향으로 파악된다.

백신시장 성장세는 올해부터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올해부터 전 세계가 코로나19 백신 국면에 진입하며 글로벌 백신 허브 도약을 노린 국내 업계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이 본격화돼서다.

대표 업체가 이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생산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위탁생산에 힘입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573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329.5% 증가했다. 곧 노바백스 백신 생산도 시작되면 위탁생산에 따른 성장폭은 더 커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다음 달 중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국내 업계가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출시도 예고돼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중인 재조합 백신 'GBP510'는 최근 식약처로부터 국내 개발 백신 중 첫 임상 3상 진입을 승인받았는데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상반기 중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mRNA(메신저RNA) 백신 개발도 속도를 끌어올린다. 한미약품 (308,500원 ▼7,500 -2.37%)에스티팜 (82,200원 ▼1,100 -1.32%), GC녹십자 (109,100원 ▼1,500 -1.36%) 등 3개 기업 주축으로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기술 컨소시엄'이 출범했고 내년까지 자체 mRNA 백신 기술을 확보해 전 국민이 1인당 2회 접종 가능한 1억 도즈 분량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mRNA 백신의 경우 특히 시장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예견된다. 현재 640억 달러(약 72조 원) 규모로 추산된 mRNA 백신 세계시장은 연평균 11.9% 성장해 2027년 1270억 달러 (약 14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자체 코로나19 백신 개발까지 성공해 시장 규모를 더 빠르게 끌어올린다면 국내 백신업계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지난해 큰 폭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백신시장 규모가 글로벌 전체 시장에서 차지한 비중은 2%에 불과하다. 100년 이상 백신 개발을 진행한 유럽 등 주요국의 벽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관련 10개 임상이 진행중인데 전 세계적으로도 무려 110여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라며 "결국 임상의 속도와 확률을 끌어올려 이 같은 개발 경쟁을 돌파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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