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세이지, "국내 3번째 유전자가위 발굴..코로나 진단 융합"

머니투데이 중기협력팀 이유미 기자 2021.08.1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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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희 엔세이지 대표/사진제공=엔세이지이봉희 엔세이지 대표/사진제공=엔세이지


엔세이지가 국내에서 세 번째로 '유전자 가위' 기술을 보유한 회사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최근 유전자 가위 기술인 크리스퍼-캐스12a(CRISPR-Cas12a) 50개를 발굴해 특허 출원을 마쳤다.

현재 국내에서는 툴젠이 '캐스9' 1개를, 지플러스생명과학이 '캐스12' 2개를 가지고 활발히 사업화 중이다. 엔세이지가 이를 3번째로 발굴한 것도 의미가 있지만 출원 수가 50개라는 점에 대해서도 고무적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봉희 엔세이지 대표(가천대 의대 교수)는 "단일 기업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한 셈"이라며 "한국이 유전자 교정 분야를 리딩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엔세이지는 앞으로 이 기술을 살려 각종 질병 치료 및 동물·식물·진단 사업에 적용할 계획이다.



유전자 가위는 지난해 노벨화학상 수상으로 대중의 관심을 모은 기술이다. 당시 노벨화학상을 받은 제니퍼 다우드나(미국 버클리대학)가 설립한 카리부 사이언스를 비롯해 △에디타스메디신 △인텔리아 △맘모스바이오사이언스 등이 유전자가위 특허를 가지거나 라이선스를 통해 질병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이들 기업은 창업 2~3년 이내에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이번에 엔세이지가 출원한 유전자 가위 기술들은 클래스 II, 타입 V에 속하며 중동 지역에 서식하는 반추류에서 발굴했다. 아직 이 기술이 의료계에 활용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잠재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이중가닥 DNA 절단 활성이 있어 유전자 편집 용도로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 초창기 단계"라며 "이를 보유한 회사가 적은 데다 기존 'Lba 캐스12a'와 유전적 유사성이 낮아 독자적 활용이 기대된다"라고 했다.



엔세이지는 유전자 가위로 주력 기술인 '줄기세포치료제'를 살리면서 비교적 상용화가 용이한 '분자 진단'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캐스12a 중 일부가 분자진단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발견돼 실제로 진단 사업과의 융합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다. 최근 하버드대 바이오 응용공학 와이스 연구소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등의 연구원들이 유전자 가위 기반의 진단키트를 개발한 것이 그 예다. 코로나19는 물론 변종 바이러스까지도 1시간 내에 95~96% 정확도로 식별할 수 있다. 가장 널리 쓰이는 PCR(유전자증폭) 방식처럼 면봉으로 코를 찌르지 않아도 되는 데다 정확도는 PCR 만큼 높고, 기술에 따라 빠르면 5분 내에도 현장 진단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용 및 시간, 정확도 모두 경쟁력이 높아 차세대 진단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이 대표는 "엔세이지가 발굴한 캐스12에도 이 같은 기능이 있다"면서 "코로나 등의 진단 키트 개발에 이미 들어간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혁신 신약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며 "미래 불치병 극복에 반드시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엔세이지는 자동화된 공장형 세포 치료제 생산 플랫폼 '하모니'를 보유한 회사다. 난치성 질환에 대해 특이적인 표적을 겨냥해 기존 줄기세포들이 보이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 가운데 암 면역세포치료제가 대표 파이프라인이다. 도메인 라이브러리를 기반으로 해 5대 고형암에 각각 맞춰 CAR-NK(키메라항원수용체-자연살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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