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스타트업, 배터리 양극재 '마의 벽' 넘었다…전기차 가격 싸질까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2021.08.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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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98% NCMA 소재의 주사전자현미경 사진 및 니켈(Ni) 함량 90%와 98% NCMA 소재의 충?방전 용량 비교 그래프. /사진=에스엠랩Ni98% NCMA 소재의 주사전자현미경 사진 및 니켈(Ni) 함량 90%와 98% NCMA 소재의 충?방전 용량 비교 그래프. /사진=에스엠랩


한국 스타트업이 전기자동차 배터리 양극재 성능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내년 양산 가능성까지 시험한다는 계획인데, 전기차 생산비용 절감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에스엠랩(SMLAB)은 18일 비싼 코발트 함량은 1% 미만으로 줄이고, 니켈 함량을 98%까지 끌어올린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에스엠랩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조재필 특훈교수가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전기차 배터리 가격의 40%는 비싼 코발트가 사용되는 양극재가 차지한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코발트를 함량을 낮추고, 니켈 함량을 높여 배터리 용량을 키워야 하는데 에스엠랩이 방법을 찾았다.

니켈 함량이 80% 이상인 양극재는 '하이-니켈 소재'라고 불리는데, 에스엠랩은 하이-니켈 양극재의 니켈 함량을 98%까지 높였다. 배터리 용량이 늘어나면 수명과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는데, 에스엠랩은 '세라믹 계열의 신규 코팅 물질'을 적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상용 하이-니켈 소재의 니켈 함량은 88~90% 정도인데, 양극재를 합성할 때 소재 표면에 남아있는 리튬 불순물을 물로 씻어 제거하는 공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세척 과정에서 다량의 원소가 물에 녹으면서 양산 품질 확보가 어렵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이론적으로 양산 가능한 니켈 함량을 94%로 제시하고도, 실제 개발까지 이어지지 못한 이유다.

에스엠랩이 니켈 함량을 98%까지 높이면서 값은 싸고 배터리 용량은 커진 양극재 개발이 가능해졌다. 니켈 함량이 1% 늘어나면 소재 1kg당 용량은 2Ah(암페어 시)가 늘어나는데, 니켈 함량이 90%인 배터리와 비교하면 배터리 용량이 16Ah가 증가하는 셈이다.

조재필 특훈교수는 "전기차용 배터리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양극재의 양이 100kg인 점을 고려하면, 1600Ah(암페어 시)만큼의 용량과 주행거리 늘어나는 것"이라며 "에스엠랩은 경쟁사 대비 2년 앞서 니켈 함량이 98%인 양극재 개발에 성공했으며, 2022년 초에 양산 검증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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