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신사업 진두지휘 나서자…한화 시총 두 배 뛰었다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김성은 기자 2021.08.1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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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한화큐셀 부사장김동관 한화큐셀 부사장


한화그룹이 수소와 재생에너지, 우주항공사업 등 다방면에 걸쳐 신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사업 육성에 힘을 주는 만큼 기업의 미래가치를 보여주는 시가총액도 이를 반영해 급증중이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3일 종가 기준 한화그룹 7개 종목의 시가총액(시총)은 총 20조2947억원으로 2년 전인 2019년 말 10조6451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화와 그룹 주요 계열사인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모두 골고루 시총이 늘었다.

가장 시총이 많이 뛴 한화솔루션은 2019년 말 3조439억원 대비 143% 증가한 7조402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화는 1조8740억원에서 2조3462억원으로 25% 늘었다. 한화시스템은 1조1409억원에서 3조4194억원으로 199% 늘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조8072억원에서 2조6024억원으로 44% 늘었다.



김동관의 M&A 승부수…한화솔루션 시총 2년만에 3조→7.4조 '껑충'
김동관 신사업 진두지휘 나서자…한화 시총 두 배 뛰었다
업계에선 시총이 눈에 띄게 증가한 배경으로 적극적인 신사업 투자가 미래가치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한다.

실제로 2년 전 대비 그룹에서 시총이 가장 많이 증가한 한화솔루션의 경우 김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은 후부터 '에너지 솔루션 기업'을 표방, M&A를 통해 무서운 속도로 신사업 영역을 확장중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7월 미국 에너지 관리시스템 소프트웨어 업체 젤리(그로윙 에너지 랩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같은 해 12월엔 미국 수소 고압탱크 업체 시마론 지분 100%를 인수했다. 올해 7월엔 OLED(유기발광다이아오드) 소재 기술 업체인 더블유오에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8월엔 프랑스 재생에너지 개발업체 RES 프랑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M&A 기업 면면들을 보면 한화솔루션이 태양광, 풍력, 유망 소재, 더 나아가 신재생에너지 관리까지 광범위하게 사업을 구상중임을 알 수 있다. 특히 그린뉴딜은 전세계가 시장 선점을 위해 뛰어드는 분야다.


다른 그룹 계열사에서도 그린뉴딜을 위한 각종 투자가 활발히 진행중이다. 한화에너지는 지난 1월 프랑스 토탈과 신재생에너지 합작사를 설립했다. 지난 3월엔 한화종합화학이 글로벌 가스터빈 서비스 업체 PSM과 ATH 지분 100%를 인수해 수소 혼소 발전기술을 확보했다.

김동관 방산·우주 사업까지 직접 관여…우주에도 공격적 투자
한화큐셀 김동관 부사장한화큐셀 김동관 부사장
한화의 관심은 신재생에너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특히 지난해부터 김동관 사장이 그룹 최상단에 위치한 ㈜한화의 전략부문장을 겸임하면서 에너지·화학분야뿐만 아니라 우주 산업 등 그룹 전반의 미래 전략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각 계열사가 미래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유기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도 고안중이다.

전략부문은 지난해 1월 1일 김 사장의 부문장 위임과 함께 신설됐다. ㈜한화 글로벌, 방산, 기계 등 주요 사업의 미래전략방향 설정 및 투자계획 등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 미래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수행한다. 기존 사업의 성장 정체에서 벗어나 신사업을 개척하고 글로벌 성장 동력의 발굴도 적극적으로 모색한다.

김 사장은 올해 3월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내이사직도 겸임하면서 그룹 미래 먹거리인 우주 사업까지 직접 관여하게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 초 위성시스템업체 쎄트렉아이 지분 30%를 인수했는데 김 사장은 쎄트렉아이의 무보수 등기임원(기타 비상무이사)도 맡기로 했다. 김 사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쎄트렉아이 기술의 세계 진출을 돕는다는 복안이다.

김 사장은 지난 3월 출범한 한화그룹의 우주사업 지휘체 '스페이스 허브'의 팀장 자리도 맡았다. 스페이스 허브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 쎄트렉아이 전문 인력들이 참여한다. 위성, 발사체 등 제작 분야와 통신, 지구 관측, 에너지 등 서비스 분야로 나눠 연구·투자에 집중하고, 인재를 영입한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기술, 한화솔루션이 인수한 미국의 수소·우주용 탱크 전문 기업 시마론의 기술 등을 우주 사업과 연계하는 방안도 연구한다.

한편 적극적인 투자를 위한 실탄 마련에도 분주하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3월엔 미래 사업 투자를 위해 1조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의하기도 했다. 한화시스템은 저궤도 위성통신에 5000억원, 에어모빌리티(UAM)에 4500억원, 디지털 플랫폼 사업에 2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실제로 이달 약 3450억원을 투자해 영국 위성통신 서비스업체 원웹 지분 8.8%를 확보했다. 앞으로 위성과 UAM 투자에서도 김 사장의 역할은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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