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만 100개, 백화점이야 미술관이야"...롯데스럽지않은 '롯데百 동탄점'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1.08.1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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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20일 그랜드오픈 앞두고 18~19일 프리오픈…'스테이플렉스' 지향 적중, 모객 성공

롯데백화점 동탄점 1층 미디어아트 앞에서 한 고객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이재은 기자롯데백화점 동탄점 1층 미디어아트 앞에서 한 고객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이재은 기자


"쇼핑, 카페, 미술, 음식 등이 다있으니…못 나가겠어요."
"최근에 가본 백화점 중 가장 트렌디하네요."

18일 오전 10시30분 경기 화성시 오산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동탄점 앞엔 100여명에 달하는 이들이 줄을 늘어섰다. 진행요원은 "코로나19(COVID-19)인 만큼 QR체크인 후 입장 부탁드립니다"라고 연달아 안내했다.



코로나 시국을 고려해 롯데백화점은 특별한 개점행사 등 없이 조용하게 문을 열었지만, 높은 기대감에 동탄 신도시 주민들 다수가 프리오픈 첫날인 이날 집결한 모습이었다. 동탄점은 롯데백화점이 7년 만에 선보이는 신규 점포로, 지하 2층~지상 6층 연 면적 24만6000㎡(7만4500평)의 '경기도 최대규모' 백화점이다.

1층 입구에서 QR코드 체크인을 하고, 열화상카메라를 지나쳐 매장에 입장하자마자 미디어아트가 반겼다. 기둥에 설치된 스크린에서 파도와 물결이 줄곧 몰아쳤다. 미디어 아트 디자인 회사 디스트릭트(d'strict)의 작품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로 여행을 가기 어렵기 때문에, 미디어아트를 통해 여행 느낌을 냈다"며 "미디어아트는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데, 현재는 물 콘셉트다"라고 설명했다.



수많은 고객들이 입장한 뒤였지만 답답한 느낌이 없었다. 1층 입구부터 널찍하게 펼쳐진 통로와 6층까지 뻥 뚫린 천장이 '실내'라는 갑갑함을 날려버렸기 때문이다. 1층에서 쇼핑하는 내내 6층 천장의 유리창에서 들어온 햇살과 함께 할 수 있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 1층에 전시된 영국의 팝아트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대형 사진 드로잉 작품 /사진=이재은 기자롯데백화점 동탄점 1층에 전시된 영국의 팝아트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대형 사진 드로잉 작품 /사진=이재은 기자
매장 곳곳에서 스테이플렉스(Stay+Complex)를 표방한 동탄점의 노력이 느껴졌다. 동탄점은 주변 동탄 신도시에 어린 자녀를 둔 MZ(밀레니얼+Z)세대 고객이 많은 특성을 고려해 백화점을 단순 쇼핑하는 곳이 아닌 가족이 함께 쉬러 오는 복합 공간으로 구상했다. 이를 위해 미술품, 체험공간, F&B(식음료) 강화가 이뤄졌다.

영국의 팝아트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대형 사진 드로잉 작품을 비롯해 백화점 전체에 100개에 달하는 미술품이 배치됐다. 이에 따라 몇 걸음마다 한번씩 작품을 볼 수 있었다. 각 작품에 있는 QR코드를 태그하자 오디오 도슨트를 들을 수 있었다.

1층에 위치한 '아이트 스퀘어'(ait square)에서는 3D 버추얼 전시가 이뤄졌다. 3D 안경을 쓰고 국내 최대 규모 LED스크린을 바라보자 다른 시공간에 이동한 느낌이 들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올 연말엔 이곳에서 핑크퐁 3D 전시를 하고, 향후 명품 브랜드들과 협업해 3D 팝업스토어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 1층 '아이트 스퀘어'(ait square)에서 3D 버추얼 전시를 감상하는 고객들 /사진=이재은 기자 롯데백화점 동탄점 1층 '아이트 스퀘어'(ait square)에서 3D 버추얼 전시를 감상하는 고객들 /사진=이재은 기자
쇼핑 중간중간 쉴 수 있도록 각 층엔 카페가 여러 개 들어섰다. MZ세대 고객 취향 저격을 위해 기성 카페보단 MZ세대 사이에서 인기있는 식음료 매장이 들어섰다. △양태오 디자이너가 동양적인 느낌을 가미해 디자인한 '엘리먼트 바이 앤제리너스' △프랑스 브랜드 아페쎄(A.P.C)가 운영하는 '카페 A.P.C' △독일 베를린의 '보난자 커피'를 파는 mtl △미슐랭 레스토랑 류니끄가 시그니처 메뉴와 음료를 판매하는 '스카이파티오 by 류니끄' 등이다.

3층 mtl카페와 연결된 야외 정원 '더 테라스와 디아이'는 휴식공간 느낌을 극대화했다. 1000평 규모의 야외정원에는 갈대와 함께 수십여그루의 나무와 꽃들이 심어졌다. 이곳에서 고객들은 바람을 맞으며 커피를 마시거나 산책을 하고 있었다.

롯데백화점 3층 mtl 카페, 야외 정원 '더 테라스와 디아이' 전경 /사진=이재은 기자롯데백화점 3층 mtl 카페, 야외 정원 '더 테라스와 디아이' 전경 /사진=이재은 기자
백화점은 휴식을 하다가도 자연스레 쇼핑 공간으로 발길이 이어지게 설계가 돼있었다. 야외정원에서 머물다가 갈색 벽돌 바닥재로 구성된 오솔길을 따라가니 여성패션 매장이 나왔다. 산책을 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패션 매장을 다 둘러볼 수 있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여느 백화점처럼 대리석을 사용하는 대신 바닥재로 유럽 거리의 야외 바닥처럼 각수가 작은 벽돌을 사용했다"며 "고객이 매장을 쇼핑하는 동안에도 야외를 산책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연계 쇼핑'이 가능하도록 최대한 공간 배치에 신경을 쓴 점도 느껴졌다. 특정 브랜드만 방문해 타기팅 쇼핑을 하는 대신, 백화점 내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자연스런 쇼핑이 가능토록 한 것이다. 예컨대 보통 전자제품 판매 층에 위치하는 다이슨 매장이 동탄점에서는 이솝, 조말론, 시슬리, 설화수 등 뷰티코너 옆에 배치됐다. 다이슨이 헤어 드라이기, 고데기 등을 판매하는 만큼 화장품을 구매하러 온 고객이 함께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롯데백화점 동탄점 매장 전경 /사진=이재은 기자롯데백화점 동탄점 매장 전경 /사진=이재은 기자
인근에 주요 대기업 연구소가 위치해 소득수준이 높은 만큼 명품 매장이 대거 들어선 것도 눈에 띄었다. 동탄점에는 프라다 팝업, 델보, 로에베, 돌체엔가바나, 발렌티노, 톰포드, 펜디, 몽클레르, 발렌시아가, 막스마라, 파네라이, 브라이틀링, IWC 등 보석·시계 브랜드가 입점했다.

버버리, 생로랑, 보테가베네타 등 일부 매장은 아직 매장 공사 중이었지만, 이미 문을 연 매장이 대규모 플래그십스토어로 개장한 만큼 기대감을 더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아직 공사중인 곳들은 신상품 위주로 들어서는 플래그십스토어가 될 것"이라며 "예컨대 이미 문을 연 몽클레르의 경우 남자, 여자, 앙팡(키즈) 등 여러 라인이 모두 들어간 풀플래그십스토어"라고 말했다.

한참을 둘러본 뒤 수도권 최대 규모(1만8900㎡)로 들어선 지하 식품관 '푸드에비뉴'로 향했다. '디라이프스타일키친' 등 총 10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해 쇼핑에 지친 고객들이 배를 채울 수 있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 지하 2층 전경 /사진=이재은 기자 롯데백화점 동탄점 지하 2층 전경 /사진=이재은 기자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SRT 동탄역과 바로 연결돼있고, 신도시로 30~40대 인구가 매우 많은 만큼 동탄점이 경기 남부 지역을 대표하는 백화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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